국내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 대상 셀다운은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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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가 그룹 차원의 GIB(글로벌 투자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기업 및 대체자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실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 법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데다, 경쟁이 줄며 좋은 매물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평가다.
다만 미래에셋대우가 관련 부문을 통폐합하는 등 경쟁사들은 조심스러운 포석을 펼치고 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움직임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점 역시 신한금융투자가 앞으로 안은 과제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은 해외 거래(딜) 인수를 이전보다 깐깐하게 살펴보고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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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신한금융그룹 GIB와 함께 굵직한 해외투자 거래 두 건에 참여했다. 아마존 물류센터 건립 프로젝트에 메자닌과 에쿼티 약 9300만 달러를 총액인수 했고, 미국 병마개 제조회사 클로저시스템 인터내셔널 인수 거래에도 참여했다.
GIB는 지난 2017년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신한카드 등 네 곳 자회사를 한 데 합쳐 만든 IB그룹이다. 인수합병 자문, 인수금융 주선, 부동산 및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을 진행한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인도 IT솔루션 회사 인수금융 거래에도 참여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선순위 금융주선을 담당했고 뒤이어 신한금융투자가 중순위 금융을 주선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년 전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홍콩법인을 한 데 합쳐 홍콩 GIB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번 딜 역시 해당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부터 코로나19로 사실상 증권사의 해외투자 길이 막힌 상태에서 올린 성과라는 평가다. 해외 실사가 어려운 만큼 믿을 수 있는 현지 법인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신한금융그룹이 이전부터 구축한 GIB 체제를 통해 해외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한금융투자는 앞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거래들과 관련한 재매각(셀다운)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홀로 인수 물량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만큼, 자금을 댈 투자자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증권사가 소싱한 해외 딜의 경우 특히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글로벌 투자자들도 익히 알고 있다. 좀 애매한 딜은 한국 증권사한테 먼저 가져오기도 하는 이유”라며 “그런 만큼 해외 딜은 (기관투자자가 직접 실시하는) 실사가 중요한데 코로나19로 당분간 해외실사가 어렵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증권사가 가져온 딜은 검토하기 어렵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해외기업 및 대체자산 투자를 벌였던 미래에셋대우나 삼성증권 등도 셀다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2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직전 여러 건의 해외투자를 마무리 지었지만, 직후에 실사길이 막히며 기관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해외 및 대체투자 자산을 적극적으로 찾던 타 증권사들은 해당 부문을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해당 거래를 담당하던 IB 3부문을 IB 1부문으로 합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인도 IT솔루션 헥사웨어 딜과 관련, 현재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대상으로 현재 셀다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거래는 신한금융투자가 약 1100억원 규모를 총액 인수했고, 이 중 220억원가량을 직접 투자해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헥사웨어가 인도 유명 IT솔루션 회사인 만큼 기업 자체의 투자성은 매우 우수하다”라면서도 “다만 해당 거래 형태상 단기 수익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IT솔루션 사업의 전문성과 성장성을 잘 어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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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