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재무안전성 개선에는 의문…신사업 투자에 대부분 쏟아
한화종합화학 밸류 높여야 한화솔루션도 덕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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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1조원 대 대규모 유상증자로 급한 불을 껐지만 여전히 재무안정성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대부분 태양광, 수소차 등 미래 사업에 사용될 계획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설비투자를 지속할 여유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IPO) 결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분의 1가량을 쥐고 있는 만큼,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가 높이 평가될수록 한화솔루션의 자금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8일 한화솔루션은 미국 수소탱크 스타트업 시마론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2025년까지 총 1억 달러(한화 약 11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 이는 최근 한화솔루션이 발표한 1조2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유상증자의 첫 투자처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1조2000억원의 자금 중 태양광 관련으로 1조원, 수소 생산 및 저장 관련 사업에 200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 유상증자 대금의 사용처를 태양광과 수소 등 미래 사업으로 꼽은 점 ▲ 세분화한 자금 사용계획을 선제적으로 밝힌 점 등을 토대로 향후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순히 회사의 외형 확대 차원이 아닌, 수익성 개선이나 사업구조의 확장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다는 점에서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수소 중심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친환경사업에 대한 발 빠른 투자를 진행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2021부터 2022년까지 집중 투자 후 2023년부터는 이에 대한 효과가 실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사업에 대한 사업 성장성과 더불어, 이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상존한다는 점은 우려요인이다. 향후 태양광 및 수소사업 등에 추가 투자를 계획해둔 만큼 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윤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2실 수석연구원은 “향후 한화솔루션은 증자대금을 기반으로 설비 및 지분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중단기적으로 회사의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과 관련해 향후 투자규모에 대한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5조1105억원으로 2018년 4조4885억원, 2019년 5조7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차입금 의존도 역시 42.4%로 지난해 말 40.6%에서 소폭 높아졌다. 통상 차입금 의존도의 안정적인 기준이 40%인 점을 감안하면 한화솔루션의 재무안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일시적인 재무부담이 다소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5년 동안 한화솔루션이 1조6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을 세워둔 점을 생각하면 마냥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한화솔루션으로서는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 IPO 결과에 시선을 쏟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어 한화에너지(39.1%)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이 많다. 만약 한화종합화학이 시장과 한화그룹의 기대대로 4~5조원 정도의 밸류를 받게 된다면 한화솔루션은 구주매출에 나설 경우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보유 자산을 시가평가하며 상당한 재무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한화종합화학이 과연 해당 밸류를 시장에 증명해낼 수 있을지 여부다. 한화종합화학의 주력인 화학업종의 업황은 저물아가는 반면, 성장성이 큰 수소관련 사업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사업비전을 시장에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종합화학이 투자했던 미국 수소차 관련 스타트업 니콜라의 시장 평가가 갈수록 악화되는 데다, 수소차사업에서 한화종합화학이 뚜렷한 실적을 올릴 만한 역할을 찾아야하는 점 역시 부담인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최근 내부, 외부에서 어떻게든 한화종합화학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방안을 찾고 있다”라며 “한화종합화학의 IPO 결과는 비단 대상 회사뿐만 아니라 한화솔루션, 한화에너지, 나아가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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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0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