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한 업체 부재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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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수소 사업 등 신사업 확장을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을 기초로 한 경쟁사들이 친환경 신사업에 방점을 찍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늦은 '타이밍'을 지적한다.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싶어도 마땅한 매물을 찾기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5월31일 롯데케미칼과 SK가스는 수소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케미칼이 배터리용 전해액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부생수소를 활용해 수소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힌지 열흘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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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신년사에서 밝혔던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실행단계로 들어섰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신사업의 실체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지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 수소사업, 재활용 리사이클링 신규사업 모두 현재까지 가시화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 배터리 사업 진출 시기를 놓고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전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경쟁사 LG화학과의 시가총액 차이는 6배 이상 벌어졌다. 업계는 롯데케미칼이 직접적인 배터리셀 생산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지면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2차전지 소재 역량 강화가 최선의 선택지라고 말한다.
수소사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접어들었다. 롯데케미칼은 “정부정책에 연계해 이제 인프라 단계를 구축하고 기업 간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달리 말하면 어느 기업이 수소 벨류체인을 완성할지, 어떠한 결과물이 나올지 누구도 쉽게 추정하기 어렵다.
재활용 리사이클링은 현재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신사업 중 가장 구체화한 부문으로 꼽힌다. 첨단소재 부문도 2025년까지 전체 제품의 10%를 다 기계 리사이클링으로 대체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울산공장에선 화학적인 리사이클링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공장 투자를 진행하기로 밝혔다. 유의미한 성과를 얻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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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출도 상승했지만,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에 의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지난 실적발표회에서 “2분기 이후에는 공급 측면에서 압박이 다소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흐릿한 실적전망에 신사업 기대감도 낮아지면서 주가는 전반적인 우하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8일 주당 33만4000원을 기록했던 롯데케미칼 주가는 5월7일 27만5000원까지 떨어졌고 여전히 20만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들은 안팎에서 신사업 확장을 요구받고 있는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초 VCM(사장단회의)에서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성을 역설하며 “비즈니스 트랜스포미이션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코로나 이후 국내외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M&A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5월에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과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을 잇달아 찾아 고부가 소재에 대한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은 M&A를 통해 롯데케미칼 산하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방식을 택해왔다. 하지만 2016년 2월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기대한 만큼의 M&A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액시올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경쟁 과열의 부담과 당시 주요 임직원들의 비자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중도 철회했었다. 이듬해에는 싱가포르 석유화학업체 ‘주롱아로마틱스(JAC)’ 본입찰에까지 참여했지만, 미국 엑슨모빌의 자금력에 뒤로 물러서야 했다. 최근에도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음극재 분야 사업과 반도체 소재 기술을 가진 히타치케미칼 인수를 시도했었지만 실패했다.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한 쇼와덴코 지분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터리 사업에 손을 뻗게 됐다.
현재 롯데케미칼에 적합한 인수 대상기업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은 “현재 수십 건의 M&A를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진행된 업체도 몇 곳 있었으나 거래가 끝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롯데케미칼이 배터리, 수소 등 가장 '핫'한 키워드를 앞세워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적합한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보니 시기가 다소 늦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룹과 회사 내부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추진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다른 그룹들에 비해 투자 타이밍이 늦었고, M&A를 진행하더라도 투자금액 대비 수익성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유망사업에 투자를 해야하는 공감대는 다 갖고 있지만 그만큼 신사업의 성공 여부와 회사의 재무부담 증가 같은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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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04일 14:0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