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추세 이어지면 사상 최대 기록 세울 듯
글로벌 IB 분주…회계법인·증권사에도 일감 유입
중소 PE 일감 봇물…세컨티어 자문사들도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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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M&A 시장은 몇 년 사이 가장 큰 호황을 누렸다. 작년 팬데믹으로 M&A에 나서기 어려웠던 기업들과 사모펀드(PEF)들이 올해 경쟁적으로 거래를 쏟아내고 있다. 자문사들도 밀려드는 일감에 반색하고 있다. 손꼽히는 M&A 자문사들은 대형 거래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허덕이는 상황이다. 이러니 예전이면 M&A 일감이 뜸했을 세컨티어 자문사에도 일거리가 돌아가고 있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M&A 거래액 규모는 50조원대를 오갔다. 2019년에는 70조원을 넘었지만 십 수조원 규모인 라인-야후 경영권 통합 거래가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거래액 규모는 2018년, 2020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는 M&A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집계 거래 건수는 2018년 158건, 2019년 183건, 작년 166건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135건에 달한다. 상반기 거래액 규모는 46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상반기 1조원 이상 거래도 2018년과 2020년 연간 건수에 맞먹는 수준이다. SK루브리컨츠, 케이뱅크 등 1조원이 넘는 지분투자 유치 거래들도 눈길을 모았다.
작년엔 팬데믹 여파로 M&A 시장이 주춤했지만 올해는 기업들이 미뤄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PEF들은 작년에 쓰지 못한 자금을 소진하기 위해 분주하고, 팬데믹 타격으로 미뤘던 투자회수도 서두르는 분위기다. 기관투자가들은 점점 대체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어, M&A 시장 참여자도 많아지고 있다. 상반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가 사상 최대 규모의 M&A 시장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M&A 자문사들도 분주하다. 최근 몇 년간 대형 거래 자문을 휩쓸었던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CS),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 투자은행(IB)의 위상은 더 공고해졌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올해 최대 거래 이베이코리아 M&A에 참여했고, 씨티와 CS도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매각, 대한전선 매각 등 자문 실적을 쌓았다.
존재감을 찾기 쉽지 않던 IB들의 보폭도 넓어졌다. BofA(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미국계 IB의 득세 분위기에서 다소 소외됐었지만 최근엔 자문 실적을 가파르게 쌓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을 진행 중이고, 대경오앤티 매각도 조만간 본격화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도왔고, 케이뱅크와 토스 등의 투자유치 자문도 맡았다. SK E&S의 우선주 발행 주선사 중 한 곳이기도 하다. M&A 전문 인력도 20명 수준으로 다른 유력 IB 못지 않게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 BDA, SC증권 등도 굵직한 거래에서 쏠쏠한 성과를 내고 있다. 조단위에 육박한 EMC홀딩스 M&A에서 SC증권이 매각, BDA가 인수 자문을 맡았다.
한 외국계 IB 관계자는 “M&A 시장이 활황이다 보니 활약이 주춤했었던 IB들의 자문 일감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IB들이 유휴 인력이 없어 소화하지 못하는 일감, 혹은 외국계 IB가 맡기 어려운 작은 거래 자문 일감들은 회계법인이나 국내 증권사 IB로 많이 옮겨가고 있다. 회계법인은 작년에도 자문 실적을 많이 늘렸는데 올해는 순위를 더 끌어올렸다.
올해 M&A 재무자문 10위 안에 삼일PwC,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이 모두 들어왔고 EY한영도 11위에 올랐다. 중소형 PEF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자문 수수료가 IB보다 저렴한 회계법인의 일감이 늘어난 면도 있다. 빅4 회계법인 외에 중소형 로컬 법인들도 종종 자문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대형 회계법인 재무자문 파트너는 "소형 PE들이 참여하는 수백억원대 거래가 크게 늘었다”며 “신생 PE가 계속 생겨나며 M&A 자문도 덩달아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M&A 법률자문 시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조단위 대형 거래가 뜨면 김앤장,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법무법인들은 꼭 한자리씩 자문을 차지하고 있다. 소형 거래에서도 법률 검토는 해야 하니 자문 수요는 많다. 대형 법무법인 M&A 변호사들은 쉬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다.
소형 PEF 자문의 경우 건당 자문료가 몇천만원에 불과한 경우도 많아졌지만, 워낙 건수가 많다 보니 올해 전체 실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무자문 시장과 마찬가지로 대형 법무법인이 소화하지 못하는 거래들은 세컨드 티어 법무법인들로 흘러들어가는 양상이다.
대형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는 “작은 PE 거래들은 점점 대형보다 중소형 법무법인에서 맡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기존에 거래하던 대형 PE들도 메자닌 투자 등 찍어내듯 할 수 있는 간단한 거래는 중소형 법무법인에 맡기는 경향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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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01일 16:3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