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SI교체…상대적으로 우량 SI 찾은 듯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일부 투자자들 부글부글
의류·한국에 방점 찍힌 가치 높이기 전략
센트로이드 보단 F&F 회수전략에 관심
산업 성장세 지속해야…경영진 관리는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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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인수의 최종 전략적 투자자(SI)로 더네이쳐홀딩스가 빠지고, 국내 중견 의류제조업체 F&F가 새로 낙점됐다. F&F는 특수목적법인(SPC)에 출자자 형태로 참여한다. 하지만 F&F의 투자 규모가 사실상 가장 큰데다, 다른 주주들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까지 확보하는 터라 F&F가 실질적인 테일러메이드 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사실 이 정도 규모 M&A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SI를 교체하는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결과적으로 그간 빚어진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및 거래과정에서의 논란은 추후 테일러메이드의 실적개선을 통해 해소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달 말로 예정돼 있던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인수거래의 종결은 최근 SI의 갑작스런 교체로 인해 일정이 다소 늦춰지게 됐다. 투자자들의 자금모집이 마무리되면 8월 초 클로징(거래종결)이 예상된다.
거래 막판 SI가 더네이쳐홀딩스에서 F&F로 교체된 것은 자금 모집과정에서 다소 불협화음이 일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1000억원을 투입하는 '더네이쳐홀딩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SI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센트로이드에 투자확약서(LOC)를 제공한 금융기관 일부가 계획을 바꿔 투자를 철회, 센트로이드는 더 많은 규모의 투자가 가능한 SI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새롭게 SI로 합류하게 된 F&F는 후순위 에쿼티(지분) 투자에 3000억원과 중순위 메자닌에 1000억원, 총 4000억원을 투자한다. 결론적으로 운용사인 센트로이드PE는 SI 교체를 통해 이번 거래의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후순위 출자자’를 보강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다만 거래 과정에서 일었던 잡음으로 인해 평판 리스크는 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실 더네이쳐홀딩스는 이번 거래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 마련을 모두 끝낸 상태였다. 그러나 거래 종결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센트로이드PE는 더네이쳐홀딩스 측에 일방적으로 SI 선정 철회 통보했고 회사의 계획에는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회사는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앞서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무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 무상증자 발표 이후 센트로이드PE 측으로부터 철회 공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PE는 투자 유치를 협의하던 일부 FI 측에 SI의 교체 사실만 통보한채 출자 검토를 당분간 중단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F&F의 투자금이 기존 더네이쳐홀딩스의 투자금보다 4배가량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 유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하며 불편한 기색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SI 교체가 진행됐는데, 교체 발표 당일 대주단 및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런 식으로 거래를 하면 대주단은 물론이고 출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겠느냐’라는 식의 상당히 격양된 이야기가 오고갔다”고 말했다.
F&F의 자금 조달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F&F 측은 국내 증권사 3곳에 3000억원(각 1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요청한 상태다. 약 3개월 간 사용하는 브릿지론은 추후 회사채 발행을 통해 갚는다는 계획이다. F&F의 현금흐름과 재무 상태를 고려할 때 회사채 발행은 무리가 없으나 8월 초로 계획된 자금 집행을 위해선 금융권 차입이 불가피하단 평가다.
다만 지급 수수료가 약 15bp(1bp=0.01%) 수준에 불과하고, 일부 비용을 금융사에 전가하면서 대주단의 실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B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브릿지론의 수수료는 100bp 수준이다.
거래 종결까지 약 2주일을 남겨둔 상태. 클로징 이후부턴 센트로이드PE와 F&F의 본격적인 경영권 이양 작업이 시작된다. 현재 2조원으로 평가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센트로이드PE는 물론, 이제 실질 대주주가 된 F&F에게도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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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메이드의 투자 구조는 ▲후순위 6059억원 ▲중순위 4633억원 ▲인수금융 1조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후순위 가운데 3000억원은 F&F가 투자해 49.5%의 지분을 확보한다.
센트로이드PE는 이번 PEF를 운용하며 후순위 PEF 설립규모의 연간 1%, 중순위PEF의 연간 0.5%의 관리보수를 받는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80억 이상의 보수를 받는 셈이다. 기준수익률(IRR) 8%의 초과분의 20%(후순위 한정)를 받는 성과보수는 별개다. 센트로이드PE의 임직원은 핵심인력과 백오피스 인력을 모두 포함해 총 10명이다.
후순위 출자자는 2023년에 중간배당을, 중순위 투자자들은 매년 이자(5.5%, 만기이자 10.5%)를 지급 받는다. 배당 재원은 테일러메이드의 실적에 기인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센트로이드PE는 사세를 확장할 재원마련이 가능하다. 대신 후순위 투자 부담을 맡은 F&F는 수년 뒤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재매각 혹은 기업공개(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투자금을 확실하게 회수할 수 있다.
F&F의 테일러메이드 투자전략은 기존의 더네이쳐홀딩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즉 양사 모두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어패럴(의류) 사업 성장을 제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골프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주안점을 뒀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라이선스를 사용하는 더네이쳐홀딩스, MLB의 상표권을 사용하는 F&F의 사업구조는 유사하다. 실적 측면에선 F&F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다.
이번 계약에서 'F&F-센트로이드'의 계약이 직전 '더네이쳐홀딩스-센트로이드'계약과 유사하다면 F&F는 테일러메이드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의류 제품의 디자인과 제조, 판매와 관련한 사업권한을 가질 전망이다.
당시에도 더네이쳐홀딩스와 센트로이드는 양사가 공동 설립하는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의류사업 운영을 맡기로 협약했다. 그리고 '돈을 잘 벌면' JV설립 이후 3년 뒤부터 한국 이외 지역 의류사업에 대한 권리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어패럴 사업에 대한 권리를 제공할 정도로 성장했는지 여부는 센트로이드PE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구조였다.
현재 테일러메이드는 어패럴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업사이드를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등 기존 골프용품 통합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냐는 점은 고려대상이다.
테일러메이드의 매출 구조는 골프클럽(74%), 골프공(13%), 기타(12%), 어패럴(0.9%)로 구성돼 있다. 골프클럽은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에 비해 점유율 측면에서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골프공과 어패럴을 통합한 점유율은 타사의 점유율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F&F는 자체브랜드가 없어 경영 지속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리스트의 풋조이(Footjoy) 브랜드 런칭과 Links & Kings(2018년), KJUS(2019년) 인수, 캘러웨이의 Travis Mathew(2017년), OGIO(2017년), Jack Wolfskin(2019년) 경영권 인수와 같이 브랜드를 사들여 어패럴 사업의 확장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높다. 새롭게 런칭하는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에서 F&F의 역할이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단순히 한국의 어패럴 사업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테일러메이드 '경영'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최다 투자자가 된 F&F는 테일러메이드의 한국 의류 사업을 넘어, 글로벌 회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신경 쓰는 한편, 투자 미감기한인 6년 뒤에는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권을 최종적으로 인수할지도 감안해야 한다. 테일러메이드는 현재 ‘19thHoldingsIIB.V.’ 아래 대만, 한국, 홍콩,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총 14개의 자회사와 1개의 JV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자 측은 데이비드 에이블리스(David Abeles)를 비롯한 현재의 경영진 체제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경영진과 센트로이드PE 및 F&F의 이해관계를 합치하고, 불협화음 없이 이끌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크로스보더 M&A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초대형 PEF들 또한 현지 경영진 관리가 어려운 거래로 손꼽힌다.
모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은 테일러메이드 실적이 꾸준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국내 골프산업은 급성장 했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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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2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