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고점 찍고 주가 하락세인 美 메타버스株 로블록스
알체라, 연고점 찍은 다음날 "메타버스 관련 없다"
초기 단계인 메타버스 산업에 과열된 투자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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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국내 주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타버스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주가가 상승한다는 말이 돌 정도다. 코로나 팬데믹에 ‘언택트 소통’이 자리를 잡게 되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이어질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미국의 메타버스 시장은 냉랭하다. 미국은 코로나 예방접종이 늘고 대면활동이 증가하면서 메타버스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뒤늦게 한국만 메타버스 시장이 과열되면서 변동성이 큰 테마형 주식시장에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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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대장주인 맥스트는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해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 성공했다. 맥스트는 증강현실(AR) 기술 분야의 전문 기업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에 주력해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힌다. 앞서 실시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인 6762.75대 1(균등배정 반영 경쟁률 3381.87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된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히는 자이언트스텝은 이달 들어 61.5%나 올랐다. 자이언트스텝의 27일 종가는 8만9500원으로, 지난 3월 공모가 대비(1만1000원)의 9배 가까이 뛰었다. 위지윅스튜디오와 덱스터도 이달 들어 각각 38%, 46.8% 상승했다.
심지어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NPC는 맥스트에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8.36%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NPC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0.3%로, 그마저도 자회사 엔코어벤처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 핑거도 메타버스 스타트업인 핏펀즈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일 주가가 11% 넘게 올랐다.
자산운용사들도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타는 모양새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14일 국내 최초의 메타버스 펀드인 ‘KB글로벌 메타버스 경제펀드’를 출시했고, 삼성자산운용도 뒤이어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를 선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를, 신한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메타버스 펀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 한국과 달리 미국시장은 냉랭하다. 메타버스 대표주 로블록스의 주가는 상장 3개월만인 6월 4일 상장 후 최고점(103.87 달러)을 찍은 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기준 종가는 77.63 달러로 최고점 대비 -25.26% 하락했다.
로블록스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5월 이용자 지표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로블록스는 5월 일일 활성 이용자(DAU)가 4300만명으로 전월 대비 1% 감소했다고 밝혔다. 외부 활동이 늘어난 6월 일일 활성 이용자 평균 결제액도 전월 대비 12% 정도 하락해 2분기부터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정은수 연구원은 “로블록스 매출의 폭발적 성장은 일일 활성 이용자와 일일 활성 이용자의 평균 결제액의 동반성장에 기인한다”며 “접종률 상승으로 이용 지표 둔화에 작년 팬더믹 기저까지 더해져 올해 성장률 약화는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나스닥(Nasdaq)의 데이빗 모아델(David Moadel) 연구원도 “로블록스에 대한 더 낮은 매수 가격을 설정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때”라며 “코로나 팬데믹이 회복되면서 참여자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메타버스 시장도 과열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알체라가 대표적이다. 알체라 측은 27일 메타버스와 관련한 직접적인 사업모델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주가는 최고점을 기록한 전일(5만6800원)에서 25%나 급락했다.
기대감에 오르는 것이 주가지만 과열된 시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시장이 초기단계이다 보니 산업화도 안 됐고 개념도 모호한 상황”이라며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 주가라지만 테마주 특성상 가격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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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27일 16:3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