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으로 선회한 컬리와 시기 겹쳐
양사 계약 앞둔 증권사들 저울질…SSG에 우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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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세계그룹 온라인 통합몰 SSG닷컴이 상장 채비에 나섰다. 올해 증시 입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작업에 나선 마켓컬리로선 같은 시기 상장에 나설 유력 경쟁사의 출현이 달갑지 않다.
각 증권사들도 어느 곳의 상장 주관을 맡는 것이 유리할지 저울질에 나선 가운데 SSG닷컴으로 기우는 기류가 엿보인다. 상장지 확정까지 오랜 기간 고심을 거듭, 작심한 마켓컬리로선 또 한번의 암초를 마주하게 된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상장 시점은 계속 논의하는 단계에 있지만 내년 초 증시 입성이 유력하다.
올초까지만 해도 본격적인 상장 논의 시점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SSG닷컴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올해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상장 추진이 계획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SSG닷컴은 이미 주요 증권사들에 접촉해 상장 의사를 전달했다. 현재로선 확정된 사항은 없으나 외국계 증권사에 더불어 국내 증권사도 한 곳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SSG닷컴 상장 추진설이 전해지면서 경쟁사 마켓컬리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마켓컬리는 2017년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국내 상장을 준비했던 바 있다. 이후 올 3월 미국 상장으로 노선을 틀면서 계약을 해지,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와 새롭게 손잡았다. 하지만 미국 상장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다시 국내 상장으로 회귀했다.
상장지를 미국에서 국내로 다시 선회하기까지 오랜 기간 고심해왔던 마켓컬리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상장을 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만큼은 꼭 성사시키겠다' 작심했지만 SSG닷컴으로 또 한번 암초를 마주한 상황이란 평가가 나온다.
상장 주관을 따내려는 증권사들도 눈치싸움에 들어간 분위기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마켓컬리 상장 주관계약을 따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왔으나 SSG닷컴이 예상보다 이르게 상장 검토에 들어가면서 변수가 생겼다. 이에 어느 곳의 상장 주관을 맡는 것이 유리할지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당초 마켓컬리에 입찰 의향을 밝힌 증권사들 내에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최근 총 6개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KB·미래에셋·삼성증권이 입찰 의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마켓컬리 RFP가 먼저 나오긴 했지만 인지도나 상장 스토리 면에서 쓱닷컴이 더 욕심나는 곳인 건 맞다. 컬리의 경우 자본잠식이 심하고 언제 이익이 날지 장담할 수 없다보니 기업가치 맞추기가 쉽지 않다. 본격적으로 상장 드라이브 걸었던 컬리의 경우 추진력이 다소 약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