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보다 ‘은행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도 리스크 요인
-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장 이틀째인 9일에도 급등하며 시가총액 37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KB금융(22조 378억원)과 하나금융지주(13조 3307억원)의 사가총액 합을 넘어서는 규모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700원 (12.46%)오른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8만9100원에 거래되며 주가 9만원, 시가총액 42조원에 다가서기도 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7조2954억원이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시총 47조원의 현대차에 이어 시가총액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투자자들의 투자 수익도 100%를 넘어섰다.
지난 6일 카카오뱅크의 상장 첫날 종가는 6만9800원으로 공모가 3만9000원 대비 79% 상승 마감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33.2조원을 기록해 KB금융(21.7조원)과 신한지주(20.2조원)을 크게 상회하면서 금융주1위, 코스피 전체 11위에 오른 바 있다.
은행권의 메기 역할이 기대됐던 카카오뱅크가 오히려 고래가 된 모양새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으로 KB금융은 대장주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로 몰리며 그동안 제기됐던 물량부담 논란도 불식됐다. 외국인의 경우 공모 청약 시 의무보유확약비율이 27.36%로 매우 낮았기 때문에 첫날 매도세가 클 것이라는 시장 우려가 존재했다.
카카오뱅크의 9일 주가 상승의 원인은 코스피200 등 국내 주요 지수 조기편입 가능성에 이어 지난 6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CSI) 지수 조기 편입까지 결정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MCSI에 특정 종목이 편입되면, 이 종목을 추종하는 여러 펀드가 카카오뱅크를 자동으로 사들이는 결과로 이어져 통상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비중이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동비율이 예상보다 낮은 11%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에 앞서 낮은 유동비율과 조기 편입에 따른 주가 선 반영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평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37조원대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1,2등인 KB금융(22조378억)과 신한지주(20조1990억원)를 합한 금액과 맞먹는 규모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앞으로 ‘인터넷’보다 ‘은행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된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수익이 이자 이익에서 창출되며, 비이자 이익은 이제 막 흑자전환을 달성한 걸음마 단계다.
정부發 리스크도 거론되는 상황. 은행은 규제산업인 만큼 중금리대출에 대한 정부의 압력이 거세져 판관비, 대손비용 등 적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5~6% 안팎으로 낮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은 영향력이 적다는 이유로 열외됐지만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한 만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현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20배로, 은행업 평균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한다면 지수 편입시까지 추격 매수하기 보다는, 차익 실현의 기회를 점차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한 만큼, 은행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 은행주는 카카오뱅크을 따라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며 △업황 △실적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배당이 모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일 KB금융지주 주가는 전날보다 1.53% (800원) 상승한 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0.9% (350원) 높아진 3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종가는 각각 4만4300원, 1만1100원을 기록했다.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전날보다 2.43%, 0.45% 오른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