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티알, SPC에 1200억 출자…나머지는 대부분 차입 가능성
회사 조달 0.6兆, 인수금융 1兆 등…기존 차입금 차환도 부담
-
디티알오토모티브가 두산공작기계 인수 대금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빌릴 자금, 인수목적회사(SPC)의 인수금융, 두산공작기계의 기존 차입금까지 얹어지기 때문에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
14일 M&A 업계에 따르면 디티알오토모티브는 두산공작기계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주선사 선정을 검토 중인데 한국투자증권, 우리은행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디티알오토모티브는 MBK파트너스로부터 두산공작기계를 2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최종 거래 대금엔 두산공작기계의 순차입금을 차감하고, 순운전자본 변동분도 반영하기로 했다. 작년말 순차입금(4086억원)을 감안하면 최종 인수 대금은 2조원 수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지난달 두산공작기계를 위해 설립한 SPC(지엠티홀딩스)에 1201억원을 대여했다. 이후 SPC의 120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대여금 채권과 상계처리했다. 상반기말 회사의 현금성자산(1914억원) 규모를 감안하면 일단 가용 현금 자원 상당 부분을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이를 제외하고도 1조원 후반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거의 대부분 외부 차입으로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다음달 중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예상 발행 규모는 1500억~2000억원이다. 회사는 이 외에 별도의 차입금도 일으키는 방식으로 5000억~6000억원가량의 SPC 출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SPC는 두산공작기계 지분을 담보로 인수금융을 일으킨다. 대출 규모는 선순위 및 중순위를 합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거론된다. 이 경우 담보 인정비율(LTV)은 50% 안팎이 된다.
아직 거래 규모나 투자 구조에 변동성이 있지만 시장의 예상대로면 디티알오토모티브는 2조원의 인수금액 중 거의 80%가량(회사채 및 차입금 6000억원, 인수금융 1조원)을 외부 자금으로 조달하는 셈이다.
회사는 두산공작기계의 기존 차입금도 안아야 한다. 두산공작기계는 2019년말 우리은행 등에서 4540억원을 빌리고 있었는데, 작년 자본재구조화(리캡)를 거치며 차입금 규모가 6500억원이 됐다. MBK파트너스는 빚을 늘려 배당 재원으로 활용했다. 해당 차입금은 주인이 바뀌는 경우(Change of control)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데, 한번에 상환하기 어려운 만큼 차환 가능성이 크다. 작년 리캡 당시 대주단 구성에 애를 먹었던 터라 이번에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두산공작기계 인수가 완료되면 디티알오토모티브는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두 배 이상 늘게 되지만 재무안전성은 악화한다. 작년말 기준 디티알오토모티브의 부채비율은 46.9%, EBITDA 대비 총차입금(총차입금/EBITDA) 배수는 1.3배였다. 두산공작기계와 단순합산하면 각각 128.7%와 3.6배로 높아진다. 여기에 M&A 관련 추가 차입을 감안하면 재무지표는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과중한 차입금 보유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잉여현금 창출력이 둔화돼 재무부담 완화에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디티알오토모티브를 하향검토 감시 대상에 올렸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차입금의존도 및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크게 저하되는 등 재무안정성 전반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회사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등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