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롯데카드 후발주자는 빠른 성장세
수수료 인하 폭이 내년 업계 전망 주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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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이 4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자동차할부금융에서 공격적인 확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카드를 비롯해 KB국민, 삼성카드 등이 사업을 확장하며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우리·롯데카드와 올해부터 시장에 진입한 하나카드까지 가세하며, 자동차할부 금융시장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15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7개 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의 할부금융 자산 총합은 9조5989억원이다. 2015년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자산 2조원 규모와 비교해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3조7691억원으로 전년대비 12.7% 증가했다. KB국민카드가 3조4926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10.1% 늘어나며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는 1조33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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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실적 상승 배경에는 레버리지 비율이 8배로 완화된 점과 캐피탈사보다 낮은 금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사의 자동차 금융 확대에 제한요인은 레버리지 배율(leverage ratio) 규제였다. 레버리지 배율 규제는 부채를 이용한 자산 확대를 제한하는 금융규제로서,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배율을 의미한다. 다만 작년까지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을 6배로 제한했으나 현재는 8배로 규제가 완화되며 여력이 생긴 상황이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지난 2분기부터 2%대의 할부 금리 상품을 내놓으며 캐피탈사를 압박하고 있다. 1분기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의 신차 할부 최저금리는 3%대 초반이었다. 카드사들이 캐피탈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배경은 자기자본이나 자산이 많고 신용등급이 더 높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한몫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신한캐피탈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동차·소매 금융 자산을 매입한 후 자동차금융 강화에 주력해왔다.
KB카드의 경우, 이동철 사장이 신년사에서 중고차할부금융부문의 리스와 장기렌터카 사업 확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략적 판단에 따라 빠른 속도로 비이자수익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KB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할부금융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3조721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조2316억원과 비교해 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카드는 2~3년 사이 자동차 할부 자산을 의도적으로 줄여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7월부터 삼성카드는 60개월 기준 자동차 할부 금리를 2.3%로 낮추며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소형 카드사들도 할부금융 시장에서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점 신설 전략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우리카드의 지점수는 총 52개로 전년 동기 35개 대비 17개 증가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올해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시작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하나카드의 할부금융 취급액은 146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도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과 자산이 2019년 말 306억 원, 479억 원에서 2020년 말 629억 원, 841억 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 같은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집중 현상은 지급결제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은 저수익성 사업이다”라면서 “카드사들이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결제 부문 수익성이 낮아지자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며 수익 추구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드사들이 자동차할부금융에 속도를 내고 있어도 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올해 카드사의 실적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보복 소비가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등 비용절감 효과가 컷던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오는 11월 금융당국의 적격비용 산출이 끝나면 수수료가 더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수수료는 2019년 1월부터 연 매출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의 경우 2.05%에서 1.4%, 10억원 초과에서 30억원 이하는 2.21%에서 1.6%로 인하됐다.
정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2012년부터 3년마다 적격비용을 확인하고 수수료율을 결정해왔다. 최근 3년간 카드업계의 자금조달비용·위험관리 비용·조정비용 등을 들여다본 후 정해지는 방식이다. 올해 연말 수수료일이 정해지면 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적용된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은 “내년 수익성 자체는 추세 대비로도 올해보다 안 좋을 것이다. 가계대출을 금융당국이 규제하는 상황에서 카드사의 여신성자산도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현재 카드사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13%로 낮은 수준이나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