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넥실리스 IPO·SK㈜ 증자 참여 가능성 선 그어
결국 외부자금 활용 '극대화'…SK㈜ 영향도 의문
구체적 방안 드러날 때까지 궁금증 지속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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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C가 2025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입해 모빌리티 소재 기업으로 전환 계획을 밝혔다. 기존 동박 사업 확장 외에 반도체, 친환경 소재 등 신사업을 키워내 기업 가치를 30조원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이냐가 핵심인데 회사는 자회사 SK넥실리스의 기업공개(IPO)나 SK㈜의 유상증자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다른 계열사처럼 외부 자금을 최대한 활용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 구체적 방안이 드러나기까지 SK㈜와의 관계를 비롯해 시장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지속 거론될 전망이다.
24일 SKC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2025년까지 성장 전략에 대한 파이낸셜 스토리, '프로미스 앤 딥 체인지'를 소개했다. 2차전지와 반도체 소재를 양대 축으로 모빌리티 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해 5년 후 기업가치 3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30% 수준인 2차전지, 반도체 등 모빌리티 소재 사업 비중을 2025년 기준 80%까지 늘리고 나머지 20%는 친환경 소재 사업으로 채우기로 했다. 핵심 성장 동력인 동박 사업 설비 투자는 기존 20만톤에서 25만톤으로 늘려잡았다. 이 밖에 양·음극재와 차세대 반도체 기판 등 신산업에서도 각각 4조원, 2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SKC는 이 같은 성장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2025년까지 5조원 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동박의 경우 작년 기준 3만4000톤 수준인 생산능력을 5년 후 25만톤으로 확대하려면 약 3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SKC는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다양하게 거론되는 조달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완재 SKC 사장은 IR에 참석한 투자자의 SK넥실리스 IPO 추진 가능성에 대해 "2024년까지 SK넥실리스 기업 가치는 지속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IPO를 한다면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라며 "그때까진 충분히 자금을 조달해 원하는 성장 전략을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SKC는 SK넥실리스의 동박 사업 확장 외에도 수조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모회사인 SK㈜의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이 역시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내놨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질문이 다양한 것은 SKC가 자체적으로 ▲부채비율 200% 이하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Net Debt to EBITDA) 4배 이하를 유지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균형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상반기말 기준 SKC 보유 현금성자산은 약 3329억원, 부채비율은 약 180% 수준이다. 일부 사업부 매각 및 자체 현금흐름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추가 조달이 필요할 거란 목소리가 높다.
SKC는 자회사 IPO나 모회사 증자 참여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만큼 앞서 제시한 재무 가이드라인을 지키며 차질 없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앞으로는 시장 내 다양한 파이낸셜 파트너와 함께 합작법인(JV)·지분 유치 등 전략적으로 조달 계획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입장은 올 들어 지속 중인 SK그룹 계열사 전반의 파이낸셜 스토리와 유사한 흐름이다.
투자자들은 SKC의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회사 SK㈜의 영향력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경영진이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경영 전략을 어떻게 내리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큰 탓이다. 최근 SK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한 사례를 거론하며 모회사와의 관계도 질문 대상에 올랐다.
이 사장은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책임감 있어야 할 건데 핵심 이슈를 어떻게 다루느냐'라는 물음에 "상당히 뉘앙스가 다양한 질문인 것 같다. 각 회사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에는 추호의 빈틈도 없다"라며 "SK㈜에서 SKC 이사회에 이사 2명을 파견하고 같이 논의하고 결정하는 체계를 구축해 상호 협력·보완하며 SKC의 성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답했다.
SK㈜에 흡수합병된 SK머티리얼즈의 경우 SKC와 사업 중복 문제가 있지만 모회사와 핵심 역량을 공유하며 서로 보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SK㈜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선 이해관계자 대다수가 동의하면 안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로선 합치거나 같이 운영하는 등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SKC는 이날 인베스터 데이를 열서 소통에 나섰지만 투자 재원 마련 방안을 둘러싼 시장의 궁금증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SKC 역시 SK그룹 계열사의 기존 파이낸셜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외부 자금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의 전략을 내놓은 모습"이라며 "JV 파트너링이나 외부 투자유치만으로 증설 계획을 모두 충당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