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실적 호조 속 이완신 사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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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중에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오히려 실적이 좋아진데다 지분 투자를 한 대만 모모홈쇼핑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대규모 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을 이끌고 있는 이완신 사장이 연말인사에 주요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분기 매출액 2600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3% 늘었다. 코로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 모바일과 T커머스가 각각 16.3%, 17.2% 성장했다.
비단 실적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지분 투자로 ‘대박’을 쳤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04년 대만의 최대 금융지회사인 푸방그룹과 함께 모모홈쇼핑을 설립했다. 홈쇼핑 업체들이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던 시기 롯데홈쇼핑은 지분 투자 형태로 대만시장에 진출했다. 이 때 투자한 금액은 17억원으로 모모홈쇼핑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이후 모모홈쇼핑은 대만의 ‘쿠팡’으로 성장했다. 대만 홈쇼핑 업계 1위로 성장한데 이어 주가가 급상승했다. 2019년 200~300 대만달러 하던 주가가 2000 대만달러까지 최근 2년 사이 주가가 10배 가까이 올랐다. 17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한 롯데홈쇼핑이 보유한 지분가치만도 1조원이 넘었다.
모모홈쇼핑의 급격한 주가 상승은 계열사 간의 희비를 갈랐다.
코로나 직격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 모모홈쇼핑 지분을 !%만 남기고 매각했다. 지분 인수 2년만에 매각하면서 모모홈쇼핑 지분 가치가 4배 오르면서 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반면 자금의 여유가 있던 롯데홈쇼핌은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지분을 가지고 가면서 올해 6월 이후 주가가 두배가량 상승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매각 할 때만 하더라도 투자로 대박이 났다는 평가가 자자했지만, 롯데홈쇼핑은 이 마저도 팔지 않으면서 수십억원 투자한 지분의 가치가 수조원이 되는 잭팟을 터트렸다”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의 호재는 곧 이완신 사장의 영향력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 부문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롯데홈쇼핑의 고공행진으로 이 사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1960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했다. 롯데백화점 총무부, 상품본부, 노원점장, 부산점장, 강남점장, 본점장을 지낸 바 있다. 2017년부터 롯데홈쇼핑 사장을 맡고 있다. ‘맏형’ 리더십으로 롯데그룹에서 정평이 났으며, 여러 우역곡절 속에서도 롯데홈쇼핑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롯데의 유통부문이 흔들거리는 시절에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이번 연말인사의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유통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이 사장이 ‘키맨’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창사 42년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유통 부문에서 가장 돋보이는 게 이완신 사장이다”라며 “유통부문의 변화가 있다면 이 사장의 거취 변화가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