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케이큐브 ‘가족 돈놀이 회사’ 지적에 "사회적 기업 전환"
야놀자, 중개뿐 아니라 직접운영까지…공정거래법 위반 논란
공정위 "불공정행위 근절돼야…다만 혁신·역동성 유지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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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배보찬 야놀자 대표이사 등 플랫폼 기업 총수와 대표들이 최근 제기된 각종 논란에 차례로 머리를 숙였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대상 국정감사가 실시됐다. 여야 의원들은 빅테크 기업들을 둘러싼 불공정 행위 등 각종 논란을 특히 중점적으로 다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배보찬 야놀자 대표이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응답했다.
"카카오, 가족끼리 돈 놀이 하는 놀이터냐"
김범수 의장은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 가장 많은 질의응답을 받았다. 여야 의원 중 무려 6명이 김 의장에게 증인출석을 요청했다.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 금산분리 규정 위반 및 남동생 위장 퇴직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수수료 과도 논란 등을 지적받았다.
이날 윤창현 의원은 케이큐브홀딩스를 두고 "총수 일가의 재테크 놀이터"라고 지적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이 10.59%에 달하고 김 의장은 카카오 지분 13.3%를 보유한 주주란 점에서 이 회사가 카카오의 실질적 지주사란 말이 나왔다.
김 의장은 이 법인에 대해 "지주회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국감에선 정관상 자회사 제반사업 내용을 지도육성하는 지주사업으로 제시돼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은 실질적 지주회사인 케이뷰크홀딩스의 가족 경영 및 선물옵션 투자를 언급, 금산분리 규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케이큐브홀딩스 대표직에서 퇴사하며 퇴직금 약 14억원을 수령한 동생 김화영 씨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윤관석 의원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생 김화영씨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고, 티포인베스트 흡수합병을 공시했는데 이 곳의 대표 역시 동생"이라며 "퇴직금을 받고 다시 같은 회사가 된 것은 형식상 위장 퇴직이자 퇴직금을 주기 위한 위장취업이 아니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동생 김화영 씨가 최근 김 의장으로부터 주식 1만5000주를 증여받은 점에 대해선 "주식 증여세 납부를 위해 퇴직금이 활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장은 "퇴직 절차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고 증여세 활용 논란도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퇴직급여 수준은 제가 생각해도 많았다"고 시인했다. 이어 "케이큐브홀딩스를 향후 가족형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업으로 전환작업에 나설 것"이라 덧붙였다.
이날 김 의장은 카카오의 시장 독점 및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수수료율 인하 및 골목상권 침해논란 영역 철수 등을 약속했다. 김 의장은 오는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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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
숙박 플랫폼 야놀자 역시 과도한 사업확장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 직접중개뿐 아니라 운영까지 나섰다는 점을 들어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병덕 의원은 “야놀자가 운영 중 250개의 운영사 및 관계사를 이수진 야놀자 대표와 초기 창업자 멤버 등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며 “이용자 데이터를 갖고 있는 중개 플랫폼이 직접 플레이어로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점 업체에게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부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송재호 의원은 "야놀자가 광고료에 할인쿠폰을 끼워넣고 있는데 가맹주로부터 수수료를 착취하고 있다"며 "가맹업체들이 수수료와 광고비 모두 떼이면서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비품회사 및 건설회사 등을 자회사로 두면서 내부적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 의원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조원이나 투자한 기업이 '착취경제'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야놀자는 제기된 여러 논란에 대해 "잘 몰랐다"면서 "사용자 관점에서 재검토해 최대한 수정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빅테크 기업 규제는 이제부터 시작"
여야 의원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특히 'S'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날 국감에선 "빅테크들이 '혁신'이란 명목 하에 세상 모르고 탐욕적이다.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발언도 나왔다. 공정위에 플랫폼 기업 대상 집중 규제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발언도 다수 제기됐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신산업 분야에서의 혁신을 저해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력 남용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소비자 친화적 정책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취지에 공감했다.
다만 "미국 등 해외와는 시장 상황이 다른 만큼 아직 강한 수준의 규제 대응은 이른 측면은 있다"며 규제에 앞서 혁신과 역동성 유지 또한 대전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