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형 펀드나 분산투자 효과 높은 EMP펀드로 자금 몰려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 분위기로 전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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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주식형 펀드에 투자자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지자 직접투자로 쏠렸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로 돌아오고 있다는 해석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3분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전체 펀드 순자산은 2분기보다 2.1% 증가한 81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설정액은 77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3분기 내내 순유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 정보 분석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는 7월 이후 3개월 연속 자금 순유입이 이뤄지면서 364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동안 펀드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의 외면을 받아왔다. 실제로 최근 10년동안 공모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만 30조원에 달한다. 비싼 운용보수를 받아가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펀드가 적지 않아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동학개미 열풍으로 직접투자가 늘어나며 운용보수가 적은 ETF로 머니무브가 일어나면서 공모펀드 소외현상은 지속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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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펀드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 3개월 간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유출된 반면 액티브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서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주식형 ETF에서는 1조3218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일부 자금이 장기투자처로 ETF에서 액티브 펀드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SG∙테마형 펀드 등 장기투자 펀드에 자금 유입을 유의미하게 보는 분위기다. 펀드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부터 ETF를 제외한 펀드들에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 3개월동안 시장상황을 보면 ESG나 차세대 모빌리티 등 장기 성장에 대한 신뢰가 있는 펀드, 장기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 위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헝다 사태 미국의 테이퍼링 등 해외발 악재에 안정성 높은 펀드로도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EMP펀드와 배당주 펀드가 대표적이다. EMP 펀드는 ETF 등에 전체 자산 과반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분산효과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EMP펀드로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뤄져 15일 기준 최근 3개월간 들어온 자금이 1298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주펀드 역시 최근 3개월간 들어온 자금이 874억원에 달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EMP 펀드의 수익률은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아 변동성이 큰 지금과 같은 시장상황에서 자산배분 펀드로 관리하는 투자자들이 느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수익보다는 리스크를 줄이는 목적으로 배당주 펀드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운용업계에서는 최근 펀드로 몰리는 자금 유입 분위기에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펀드자금 유입 추세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직접투자에 어려움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이 펀드시장으로 돌아오는 추세로 보고 있다”며 “은퇴자산, 분산투자, 장기성장성 등 투자자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펀드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위축된 펀드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지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우리나라 펀드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식상할 정도지만 최근 시장 추이를 보면 변화가 뚜렷하다”며 “은퇴자산, 분산투자, 높은 미래성장성 등이 특징인 금융상품은 자금 유입이 이어져 의미 있는 운용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