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지분 확보시 개인 오너 회사가 최대주주 자리 오를 가능성
김남구 회장의 인맥도 관심…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처남-매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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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분 매각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4%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는 이번에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경우 실질적인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게 된다.
개인 오너인 김남구 회장이 있는 회사다 보니 한국금융지주가 최대주주가 될 경우 국내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큰 변화란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크다.
예보는 지난 18일 투자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발송하고 이들에게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실사 기간은 한달이며, 최종 입찰제안서는 내달 18일 접수마감한다.
성장산업이 아니라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수많은 후보들이 북적였다.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만 푸본금융 등 기존 과점주주들은 물론 호반건설, KT, 업비트 등 일반 기업과 글랜우드 PE 유진 PE, PS얼라이언스 등 사모펀드(PEF)까지 18곳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그 중 한국금융지주가 단연 눈에 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2016년 우리금융 민영화 시도 때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지분 4%(현재 3.77%)를 매입했는데, 이번에 얼마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지 관심이 모인다. 후보 중 금융주력자로 분류될 만한 곳은 한국금융지주와 푸본금융 정도인데, 금융주력자라면 금융지주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기존에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하고 있는 주주라도 4% 이상의 지분을 새로 취득하는 경우엔 추천권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사회에 2인이 참여하는 곳이 생기면,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김남구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한국투자증권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최대주주로 오를 경우 개인 오너가 은행의 최대주주가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0%의 지분을 확보하지 않더라도, 국민연금(지분율 9.8%)이 실제 경영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최대주주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
일례로 올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해외금리연계 집한투자증권(DLF) 불완전 판매 책임을 물어 정찬형 사외이사(한국투자증권 추천)를 포함해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했으나 이들 모두 재신임 된 바 있다. 국민연금의 특성상 특수 케이스를 제외하곤 경영에 간섭하는 것이 제한되고, 의견을 내더라도 관철시키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한국금융은 금융주력자로 분류되어 상대적으로 승인 이슈에서도 자유롭다. 비금융주력자(동일인 중 비금융회사 자본총액이 25% 이상, 비금융회사 자산 2조원 이상)의 경우 금융지주 지분을 4%까지 인수할 수 있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10%까지 인수할 수 있다.
반면 금융주력자로 분류될 경우 금융위 승인 없이 지분을 10%까지 인수할 수 있고, 사후 보고절차를 거치면 된다. '신속한 민영화'를 바라는 매각자 입장에서도 비금융주력자보다 금융주력자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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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융권의 관심처럼 금융위가 개인 오너가 있는 한국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의 추가적인 지분 확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미지수다. 은행은 공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개인 오너의 입김이 너무 강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이 막강한 은행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금융지주의 추가 지분 매입에 시장의 관심이 높다”며 “한국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사외이사 추천권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경우 우리금융 경영에 입김이 더욱 강해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의 추가지분 매입이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김남구 회장의 인맥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금융계에 몇 안되는 오너 경영인인 데다 금융권 전반의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어서다.
우선 김남구 회장은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처남-매부’ 사이다. 해당 관계 때문에 고 위원장의 인사청문회때도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겠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금융위법에 따라 일정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인의 심의, 의결에 있어서는 법이 정한 제척, 회피 제도를 통해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합의제 기구인 금융위원회이 의사결정에 공정성, 객관성, 신뢰성을 확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은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서 같이 근무한 바 있다. 정계에선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원증권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한국금융지주와 연이 깊다. 이용우 의원은 신임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는 형제 관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