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1000대 1 훌쩍 넘으며 인기몰이
엔터업계도 플랫폼 주도권 싸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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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인 팬 플랫폼 디어유에 이어 ‘마마무 소속사’로 알려진 알비더블유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디어유는 상장 후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이르렀고, 알비더블유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1700대 1을 훌쩍 웃돌았다. 엔터업계에 불어 닥친 콘텐츠 기반 플랫폼 열기에 두 회사가 잘 올라탔다는 평가다.
SM엔터, JYP, 하이브 등 ‘빅 엔터’들은 결국 누가 더 많은, 양질의 아티스트를 확보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느냐가 중요해졌다. 당장 전략적인 판단으로 동맹을 맺더라도 언제든지 더 큰 이익을 위한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개월 간 엔터 관련 업계에 시장 자금이 계속해서 몰리고 있다. 공모주 시장에 ‘끝물’이 왔다는 일부 지적과 달리 디어유와 알비더블유까지 잇따라 흥행 했다. 디어유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무려 2000대 1을 웃돌았고 상장 후에도 따상에 성공했다. 알비더블유 역시 수요예측 결과가 흥행한 데 따라 공모가가 최상단인 2만1400원에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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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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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연이은 성공 배경으로는 엔터업계에 불고 있는 플랫폼화(化)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하이브가 지난해 상장 이후 줄곧 팬 플랫폼 위버스를 앞세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자 다른 엔터회사들도 해당 대열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디어유는 엔터업계를 기반으로 한 팬 플랫폼 회사로 분류된다. SM엔터의 관계사이자 JYP엔터의 투자를 받아 두 회사와 모두 지분 관계로 얽혀 있다. 이들 회사의 주요 아티스트들이 디어유 버블이라는 플랫폼에 입점해있고 팬들이 이 공간에서 유료 결제를 통해 소통하는 구조다. 엔터산업을 기초로 뒀지만 앞으로 스포츠스타, 배우 등으로 영역을 다각화할 예정으로 스스로 회사의 정체성을 IT(정보통신) 플랫폼 회사로 구축하고 있다.
엔터산업에서 플랫폼이라는 공간이 중요해지자 이를 채우는 지적재산권(IP)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상장을 앞둔 알비더블유가 이 지점을 잘 파악하고 ‘콘텐츠’라는 분야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 이유다. 알비더블유는 마마무, 원어스 등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뮤직비디오, 광고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팬덤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지분인수 또는 인수합병을 통해 아티스트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플랫폼과 IP의 결합을 기반으로 엔터산업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누가 어떤 아티스트(IP)를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팬덤(플랫폼)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에 따라 향후 엔터업계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현재로서는 SM엔터와 JYP가 디어유, 하이브와 YG엔터가 위버스, 엔씨소프트가 유니버스라는 팬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디어유는 미스틱, 젤리피쉬, FNC엔터 등 여러 소속사의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알비더블유 소속인 마마무는 디어유와 위버스 모두에 입점해있다.
그러나 플랫폼 동맹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아직 엔터업계 플랫폼 사업 구도가 걸음마 단계인 만큼 언제라도 더 큰 팬덤을 확보한 플랫폼으로 아티스트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엔터업계에서 플랫폼을 기반한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구상안이 나오는 점도 지켜봐야 한다. 최근 두나무는 하이브와 지분 교환을 통해 NFT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두나무는 이미 JYP에 일부 지분을 투자한 만큼 NFT 사업 차원에서는 JYP가 하이브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터업계에 플랫폼, 메타버스, NFT 영역이 합쳐지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아티스트만 잘 키워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IT 기술력만으로는 팬덤을 잡을 수 없다. 두 영역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하는 만큼 엔터회사 간의 합종연횡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