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분사’, 신한운용 ‘합병’…하우스마다 전략 달라져
대체투자 강화하는 인사이동…’미래 먹거리’ 대체투자 시장 선점
PE도 포트폴리오 변화…’골프∙항공∙식음료’ 희비 엇갈리는 리오프닝 수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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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로나로 멈춰섰던 투자업계의 대체투자가 재개되는 모습이다. 전세계적으로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하늘길이 열리자 운용사들은 그동안 밀려뒀던 실사를 위한 출장을 다녀오는 경우가 늘기 시작했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 산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사모펀드(PE)업계의 포트폴리오에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려는 PE도, 팔려는 PE도, 향후 경기 전망에 예민하게 촉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11월 들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투자업계에서는 주요 연기금의 대체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성과가 좋지 않은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 자산 비중을 줄이고,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수요에 힘입어 대체투자 펀드 자금 유입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자가격리 면제 등 방역체계 변화에 따른 해외 기초자산 실사 재개되면서 2020년 이후에 증가세가 둔화되었던 부동산, 특별자산 등 실물 대체투자펀드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응하는 운용사들의 대체투자 부문 경영전략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실물자산운용본부를 분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실물자산운용본부는 국내외 부동산, 인프라, 원유 등에 대한 대체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2018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이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를 출시하는 등 그룹 내에서 대체투자 중요성이 커지면서 해외 대체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분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신한자산운용은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흡수합병을 선택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신한자산운용은 6조원에 달하는 대체투자 수탁고를 확보하며 업계 5위 지위를 공고히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 후 운용자산(AUM)은 5일 기준 79조4628억원으로 6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63조4346억원)을 크게 따돌린다.
시장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의 합병 배경을 두고 중위권 운용사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이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신한자산운용이 넘보고 있는 자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나 한화자산운용 등 중위권 자리”라며 “대체투자 외에도 ETF나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며 운용사 간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랙록자산운용의 리테일사업부문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하이자산운용도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공모펀드나 혼합∙특별자산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종합운용사 인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대체투자3팀을 신설하고 인력 충원에 나서며 대체투자 부문에 힘을 싣는 중이다.
최근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체투자 부분을 강화했다는 시장의 평이 나왔다. 지난 3일 최창훈 부동산부문 대표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부동산 금융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 대체투자 자산을 늘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올해 초 취임한 KB자산운용 이현승 대표이사 사장도 대체투자에 정통한 인물이다. 2018년 대체투자부문 각자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해외부동산운용본부를 신설한 바있다. 취임과 동시에 LDI(부채연계투자전략본부) 아래 대체투자실을 신설하는 등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해외출장도 늘어나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백신접종자 자가격리 면제 등 인센티브 이후 대체투자 인력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오고 있다”며 “미국, 스위스 등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실사를 가지 못했던 딜부터 챙겨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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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PE 업계에서도 포트폴리오에 대한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MBK파트너스는 온라인쇼핑 플랫폼 코리아센터와 다나와 인수전에 나서며 빅데이터 이커머스 사업의 '볼트온 전략'(유사기업들과의 인수·합병)을 구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니슨캐피탈PE도 테라로사 투자에 이어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효도치킨 등 F&B(식음료)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리오프닝 산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PE마다 복잡한 셈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업계 내에서도 코로나 특수를 보았던 골프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센트로이드PE,스톤브릿지캐피탈 등 굵직한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골프장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골프인구가 4000만명을 넘어서며 전성기라는 분석도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반짝효과’라는 반박도 팽배하다.
한 PE업계 관계자는 ”기존 골프인구인 5060에서 2030인 MZ세대까지 골프에 빠져들면서 골프산업의 저변이 크게 확대됐다”며 “오피스텔이나 호텔 같은 일반 부동산보다 유지비도 낮아 시장의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PE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건설 중인 골프장이 20곳이 넘어 공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골프장 가격은 이미 너무 많이 올라왔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투자매력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위축됐던 항공, 호텔 등 관광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모양새다. 코로나 이전만큼 수요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어느정도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PE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이 저가매수의 기회로 생각하고 관련 산업을 인수했으나 당분간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전세계적으로 방역수칙이 완화된 후 확진자가 늘고 있어 낙관적인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도 “위드코로나에 항공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건 사실이지만 국가 간 출입국 규제가 아직 풀리지도 않았고 국제선 여객운항을 재개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라며 “코로나 이외에도 급등한 유가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있어 섣불리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F&B(식음료) 및 유통 산업 분야에서도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외식이 늘면서 F&B산업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대세긴 하지만, 너무 많은 브랜드가 있어 ‘치킨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 만만치 않다. 위드코로나에 소비가 회복되며 리오프닝으로 기대되던 유통산업도 의류 판매량이 크게 느는 반면 화장품이나 백화점, 면세점 등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 PF업계 관계자는 “F&B산업은 투자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이기 때문에 투자를 하더라도 기업가치를 더 올릴 여력이 많다고 보진 않는다”며 “치킨이나 일부 커피브랜드 등 일부 F&B 산업에 대해서는 투자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