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간 분쟁으로 거래소 문턱 통과도 쉽지 않아
IPO 추진으로 주주간 감정의 골만 깊어 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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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교보생명이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간의 주주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점이 변수로 꼽힌다. 주주간 합의도 완료되지 않았다. 일부 FI들은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난 16일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개최해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IPO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논의했다. 교보생명은 2023년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해 자본 조달 방법을 다양화하고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의 초석을 다지기 위함이란 설명이다. 구체적인 공모 규모와 시기는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교보생명측은 신창재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협조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피니티컨소시엄 등은 그동안 IPO가 되지 않아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풋옵션을 행사했다고 해왔는데 이제 교보생명의 IPO 추진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교보생명 IPO에 대해서 주주 간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FI들은 해당 IPO 추진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주주 간 분쟁이 소송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 IPO 심사에서 해당 건이 통과되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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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주주간 갈등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절차에서 '질적 심사' 과정을 통해 다뤄지게 된다. 주요 주주 구성 및 변화 가능성은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만큼, 경영 및 주주 안전성은 주요 안건 중 하나다. 대체로 주주간 갈등이 진행 중인 회사는 상장이 어렵다는 것이 증권가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교보생명의 주주인 신창재 회장과 FI들은 풋옵션을 놓고 장기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9월 ICC중재판정부는 FI들이 주장한 풋옵션에 대해서 유효성을 인정했지만, FI가 요청한 풋옵션 가격에 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양측은 해당 이슈로 형사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그만큼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다. 이번 IPO 건에 대해서도 신 회장 측과 FI간의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FI 들은 교보생명의 발표를 듣고서 IPO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주주 간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IPO 심사 통과 절차부터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FI들은 IPO보다는 우선은 풋옵션 가치 산정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여러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원하는 내년 상반기 IPO 진행이 이뤄지기 위해선 주주 간 원만한 타협이 이뤄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주주 구성이 크게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며 "설령 IPO 절차에 들어가도 거래소에서 민감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