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브로커리지 줄고 IB 호실적
트레이딩 성과는 하우스별 차별화
내년 손익 감소 불가피, PF 역량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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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당초 대부분의 증권사들의 손익이 줄 것으로 예상됐던 가운데 3분기 주요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부문의 호실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은 줄었지만 IB는 여전히 호황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 증시 약세 영향으로 내년 증권업 손익은 감소할 전망이다. 증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포함된 IB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미래에셋증권 지배주주기준 순이익은 3408억원으로 직전분기보다 0.8% 떨어졌지만 세전순이익은 4823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로 집계됐다. 한국금융지주는 75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IPO에 따른 지분법 이익이 일회성으로 포함되면서 전분기대비 167.4% 급증한 620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ELS 조기 상환 등의 영향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전분기보다 1.4% 오른 268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발행시장 호조에도 운용손익 기저효과로 작년동기대비 10.5%, 직전분기대비 20.6% 감소한 21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대체로 컨센서스를 부합하거나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시장에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순이익을 실제보다 크게 낮은 218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의 순이익도 하나금융투자의 예상치였던 7190억원, 2310억원을 상회했다.
배경으로는 IB부문의 '호실적'이 꼽힌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이 줄었지만 발행시장 호조가 지속되면서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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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은 일제히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은 1521억원으로 직전분기보다 10.58% 감소했다. 삼성증권의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은 2분기보다 7.1% 감소한 204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전분기 대비 4.1%, 1.4% 줄어든 1885억원, 1191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IB수수료 수익이 만회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호조로 IB와 기타 수수료 수입이 전분기보다 26.6% 증가했다. 삼성증권도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15.5% 둔화되었으나 ECM 호황으로 전체 수수료 손익은 작년보다 3% 줄어든데 그쳤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인수단) 등 대형 IPO 참여와 더불어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딜 증가에 따른 채무보증 등으로 IB수수료 수익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우스별 역량에 따라 트레이딩은 차별화됐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트레이딩 실적 덕분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시장 금리 상승에도 파생결합증권(ELS) 관련 손익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미래에셋증권도 8조원의 투자목적자산 분배금 증가를 비롯한 운용손익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
그럼에도 불구, 증시 약세 영향으로 내년 증권업 손익은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거래대금은 이후 매분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강세장이 종료된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의 부진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내년 증권업계 실적은 PF실적이 올해처럼 견조할 것인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담당 연구원은 "증권사 3분기 실적은 대체로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이 줄고 IB수수료 수익이 이를 메우는 양상이었다. ECM수수료 수익은 잘 나올거라고 예상했지만 PF도 견조했다"라면서도 "다만 IPO시장은 증시와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내년 핵심은 PF가 지금처럼 잘나오느냐가 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