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최고점서 반토막 난 뒤 지지부진
셀트리온 3사합병 기업가치 하락 우려 여전해
소액주주, 비대위 구성해 주주가치 제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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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이 추진되는 가운데 3년만에 분식회계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에 더해 3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하락하자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24일셀트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0.24% 떨어진 21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한때 21만4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세를 그리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해 말 정점을 찍은 뒤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당일 기준 주가는 지난 12월 최고점 대비로 47%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9% 오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셀트리온에 대한 감리위원회 심의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을 대량 구매해 재고로 쌓아둔 뒤 해외 소매상에게 다시 판매하는 형태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출을 가짜로 일으켰거나 과다 계상된 게 아니냐는 게 이번 감리의 핵심이다. 해당 구조는 이미 시장에 인지된 부분이지만, 금융당국이 심의에 나섬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부각하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감리위원회에 조치안을 내고 회사측 소명을 듣고 있다는 건 제재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며 "어느정도 회계 기준 위반 내용이 확인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셀트리온은 23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금융감독 당국과 일부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는 바이오 의약품의 특수성이나 관련 글로벌 규정 등에 대한 부분적 이해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여러 근거자료와 외부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충분히 소명 가능하며 남은 감리 기간동안 이들 부분에 대해 회사 입장을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연속 전년대비 저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010억원, 1640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26.9% 33.1% 감소했다. 미국향 트룩시마의 성장률 둔화, 렉키로나 판매부진, 신제품 판매 지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셀트리온그룹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11월 들어 유진투자증권, 한양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이 셀트리온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고 SK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은 등 다수의 증권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목표가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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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가 유럽 허가를 받는 등 호재가 있지만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향후 주가는 고마진 품목인 유플라이마와 램시마SC의 성장과 판매 실적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 3사 합병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할 경우 내부거래가 제거되며 합병법인의 실적이 두 법인의 실적을 합한 것보다 떨어질 수 있어서다. 셀트리온이 의약품을 생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공급받아 판매하는 구조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사가 합병하더라도 합병법인이 시가총액은 현재 셀트리온 수준이거나 최악의 경우 그보다 낮을 수 있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주가가 급락하자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분 매각도 불사하며 회사측에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다만 임시 주주총회 성사가 어렵고, 회사 측은 사실상 방관 중이라는 점에서 소액주주 운동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결국 실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3분기 바닥을 찍고 4분기 실적 상승세가 시작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유플라이마ㆍ램시마SCㆍ렉키로나의 4분기 판매 실적이 향후 주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