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년물 금리, 2% 돌파한 후 박스권
금융당국선 예대금리차 커지자 '압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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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올렸지만 은행주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7월 첫 금리 인상때와는 사뭇 다른 시장 분위기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된 데 더해 가계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멈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에서 예대금리차가 크다고 비판하면서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압박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KB금융은 전날보다 0.87% 내린 5만7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는 1.06% 하락한 3만7350원에, 하나금융지주는 2.19% 떨어진 4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전거래일과 같은 1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금리인상의 대표적 수혜주로 은행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다. 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기에 통상적으로 예금 이자보다 대출 이자를 더 많이 올려 예대마진이 커진다. 수익성이 좋아져 은행들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 연 0.75%에서 1%로 0.25% 인상했다.
이는 국채 3년물 금리가 3년만에 2% 대를 돌파한 후 더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 영향이 선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25일 국채 3년물 금리가 1.9%를 넘으며 2% 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자 주요 시중은행 주가는 일제히 치솟았다. 이후 다시 1%대로 떨어지자 은행주 주가도 박스권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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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지난 10월 26일 5만9400원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한 5만5000원~7000원대를 유지 중이다. 신한지주는 4만900원까지 올랐다가 3만7000원대까지 떨어졌고 하나금융지주도 지난달 25일 기록한 4만7500원 이후 4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한은이 일찍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라 주가에 선행적으로 반영됐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9월 15일 국정감사에서 "지금 경기흐름이라면 11월 금리를 올려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11월과 내년 1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이후 '수신금리 현실화'를 요청하면서 예대마진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대출금리에 비해 상승 속도가 더딘 수신금리가 인상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분 이상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역시 예금 금리에 빠르게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은행주 주가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주주환원 여력에 달려있다는 전망이다. 금리 인상 횟수에 따르 주가 상승 모멘텀이 결정되는 데 더해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은행업종 주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