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외에 추가 자금 필요…밥콕 매각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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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두산중공업이 유럽 계열사 두산밥콕(Doosan Babcock) 매각을 추진 중이다.
8일 M&A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콕을 매각하기 위해 유럽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면 연내에 매각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6년 일본 미쓰이그룹에서 두산밥콕(전 미쓰이밥콕)을 인수해 유럽 계열사로 운영해왔다. 두산밥콕은 발전소 핵심설비인 보일러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최근엔 영국의 저탄소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콕 인수에 약 1600억원(200억엔)을 들였는데, 이번 매각 금액은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거론된다.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작년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3조원 규모 금융지원을 받았다. 두산그룹은 이후 클럽모우CC,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모트롤BG, 두산인프라코어 등 매각으로 2조원 이상의 차입금을 감축했다. 3분기말 잔여 채무는 약 9500억원이다.
지난달 매각 계약이 체결된 두산건설이 팔리면 채권단 관리를 벗어날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채무 감축 효과는 1000억원대 수준으로 추산돼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 필요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이 중 7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쓰기로 했는데, 증자가 원활히 이뤄지더라도 빚을 모두 갚으려면 자금이 일부 부족하다. 산업은행은 유상증자를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이 원활히 이뤄지면 외부 진단을 거쳐 약정 종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일부 사업부와 계열사 주식 처분 안을 검토해왔는데, 두산밥콕 매각도 이 중 한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