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상장 지연에 엇갈린 희비, NH證 ECM 전체 주관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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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권사들의 ECM 주관 1위 자리는 그 어느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웠다. 상위권 '빅5'의 주관 실적 격차가 전례없이 촘촘했던 까닭이다. 일찌감치 '빅3'가 치고나간 뒤 상반기가 지나면 윤곽이 나타났던 이전과 다르게, 3분기 결산이 지나고도 한참 뒤까지 1위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순위를 가른 건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연기였다. 공모 규모만 최대 13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공모 일정이 변경되며, 올해 주식자본시장(ECM) 전체 주관 1위 자리는 간발의 차이로 NH투자증권에게 돌아갔다.
사상 첫 ECM 주관 1위를 노렸던 KB증권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1위인 NH투자증권과 2위인 KB증권의 격차는 500억여원에 불과했다. 다만 내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압도적 실적을 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DCM에 이어 ECM도 '재패'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13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ECM 공모발행 시장에서 5조4458억원을 주관하며 1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IPO(기업공개)와 유상증자부문에서 규모였던 최대 규모였던 크래프톤(4조3098억원) 상장과 대한항공(3조3159억원) 유상증자에 모두 주관사로 참여했다.
4분기 최대 공모규모인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는 ECM 주관 순위 7위인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으면서 ECM 리그테이블 순위 변동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은 3366억원 규모의 케이카가 상위권의 순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2018~2019년 2년 연속으로 ECM 리그테이블 주관 순위 1위를 차지했던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 1위를 내주고 아쉽게 2위로 물러섰다. 올해는 KB증권의 도전을 거세게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물리치고 왕좌에 다시 복귀하게 됐다.
3분기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사상 최대 공모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의 상장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KB증권은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기업의 주관업무를 맡으며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표(6위)를 받았다. 대한항공(3조3159억원), 엘엔에프(4966억원)의 굵직한 유상증자 거래를 주관하며 올해 유상증자 부문 주관에서는 1위 자리를 지켰다.
상반기 1위에 올랐던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들어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및 SK아이이테크놀로지 IPO와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 상반기에 주요 빅딜 주관을 맡았으나 하반기 들어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딜이 없어 3위로 밀려나게 됐다.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의 IPO 주관 약진이 두드러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지난해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중공업 등 4건의 굵직한 빅딜로 ECM 전체 주관 5위, IPO 주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JP모건 역시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4건의 주관으로 크레디트스위스에 이어 ECM 전체 주관 6위와 IPO 주관 5위를 차지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지난해 순위권에 들지 못했던 대신증권은 올해 ECM 전체 주관 및 인수에서 8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페이 IPO와 한화솔루션 및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등 굵직한 거래의 주관을 맡은 영향이다. 반면, 지난해 ECM 전체 주관 및 인수 5위였던 유진투자증권은 주관 10위, 인수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올해 주식연계증권(ELB) 시장은 다소 위축되는 동시에 대형증권사가 순위권에 들었다. 올해 ELB 공모 시장 규모는 4600억원으로, 지난해(9400억원)보다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한양증권, 현대차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ELB 인수단에 포함됐으나, 올해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주관 및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ELB 주관 및 인수 순위에 없었던 미래에셋증권이 CJ CGV의 ELB 주관을 맡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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