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신뢰성 높아지고 운송 절차도 간소화
NFT로 선박 소유 명확화…자금 유치 전망도
분산 투자 유치하려면 제도 마련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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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전통산업인 해운과 조선업에서도 NTF(대체불가토큰)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선박의 소유권 관리와 운행 이력 파악 등이 용이해지고 당사자간 거래 절차도 간소화하기 때문이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선박금융에서도 소규모 분산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해운 시장은 극적인 부침을 겪었다. 글로벌 선사와 물류 기업들은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고, 시장 지배력을 확장할 방안을 모색했다.
블록체인(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이 상대적으로 일찍 도입했다. 이를 활용하면 관련자 모두가 정보를 분산해 갖기 때문에 컨트롤타워 없이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관련자들의 신뢰성도 담보할 수 있다. 운송 중인 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수 있으며 물품 운송 시 문서를 주고 받는 절차도 간소화한다. 이는 곧 비용 감축으로 이어졌다.
2018년 글로벌 1위 선사 머스크는 IBM과 손잡고 블록체인 화물운송 플랫폼 트레이드렌즈(Trade Lens)를 출범시켰고, 작년 다른 글로벌 선사들이 이 대열에 합류하며 힘이 실렸다. 2018년엔 중국 COSCO, 대만 에버그린 등 중화권 선사가 주축인 글로벌 쉬핑 비즈니스 네트워크(GSBN)도 설립됐다. 국내서도 IT기업과 선사들이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후 운항에 나서기도 했다.올해 투자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NFT도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교환과 복제가 불가하고 희소성을 가진다. 이런 NFT의 특성은 현재까지 주로 선박 관리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각 선박의 고유 정보와 선주의 정보를 결합해 NFT를 발행하면 소유권을 명확히 하고, 선박을 사고 팔 때 용이하다.
NFT에 각 선박별 사고 및 관리 현황 등 정보를 담으면 정보 위변조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아이콘루프는 최근 블록체인 기반 선박검사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선박 거래 및 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NFT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화된 문서를 남기고 거래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NFT는 선박 소유를 입증하는 증명서 개념으로 활용하고, 향후 선박 거래 및 보험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NFT 기술이 해운·조선 업계의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이 될지도 관심이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는 우후죽순 생겨나고, 대기업들도 저마다 NFT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직 NFT 기술을 활용해 선박 건조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은 없지만 그 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학계서도 이와 관련한 연구가 분주히 이뤄지는 상황이다.
선박 건조는 선사가 금융사로부터 선박 건조대금 상당 부분을 조달하고, 이 자금을 기반으로 조선사에 일을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건조된 선박 가격은 업황에 크게 좌우된다. 투입된 돈이 얼마든 최근처럼 선박 수요가 많아지면 오르고, 해운 업황이 꺾이면 낮아진다.
선박금융이나 선박 자체는 투자처로선 변동성이 큰 편이다. 다만 수백억원에 거래된 NFT 기반 디지털 그림 등에 비하면 실물 자산이 있어 안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 약간의 투기성과 최소한의 안정성이 받쳐지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소액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다면 해운사와 조선사 모두 부담이 줄어든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도 NFT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결국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시선이 있다.
다만 실현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림도 부동산도 쪼개 파는 시대가 됐다지만, 선박금융 분산투자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는 “선박금융에 NFT나 가상화폐를 접목시키면 클라우드펀딩과 유사하게 소규모의 투기성 있는 자금을 모으기 좋을 것”이라며 “이런 실물 연계형 투자자산의 법적 성격을 먼저 규정해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