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컨트롤 타워 역할 맡을 듯
김동원 체제 본격 가동...보험 성장성 어디서 찾을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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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친 한화생명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그룹 후계구도와 맞물려 어떤 함의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서다. 컨설팅 출신 전략담당 임원과 금융위원회 관료를 영입한 점 등이 통상의 인사로 보이지 않는 다는 시각이다.
영입인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결국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금융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강화한 것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기존 3부문 6본부를 5부문 6본부로 조직개편했다. 새로운 5부문 체계에는 기존에 있던 3부문(보험, 신사업, 전략부문)에 경영혁신, 투자부문을 더했다. 디지털 신사업을 위한 조직개편 이후 불과 3개월만에 추가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경영전략실장에 금융컨설팅 전문가인 하상우 부사장과 경영전략실 담당 임원으로 금융위원회 출신 이한샘 상무를 선임 한 것이다. 하 부사장과 이 상무 모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전문성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하 부사장은 컨설팅에 잔뼈가 굵다. AT커니코리아 금융부문 대표, PwC스트래티지앤드코리아 공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금융사와 대기업의 성장전략, M&A 등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이한샘 경영전략실 상무는 1980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부를 나와 2010년부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자산운용과, 금융혁신과 등을 거친 인재다. 금융위 젊은 관료가 금융사로 이직하는 것만으로도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런 외부인재 영입에 대해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이 상무의 경우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젊은 관료들의 이탈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다, 이들이 기업 임원으로 승진하는 게 하나의 커리어 루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견해가 많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이번 인사가 김동원 체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을 중심으로 하 부사장-이 상무로 이어지는 한화금융의 컨트롤 타워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 부사장이 전략의 큰 틀을 짜고, 이 상무가 전략 및 대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김동원 체제를 만들어 갈 것이란 관측이다. 이전까지 김동원 부사장은 투자 업무 등에 더욱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동원 부사장을 중심으로하는 금융의 컨트롤 타워가 생겼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라며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사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때 매각 가능성마저 거론되었던 한화손보에 대한 가치도 재평가되고 있다. 한때 경영관리 대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올해 3분기에만 16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손보가 기록한 연간 최대규모 손이익을 3분기만에 넘어선 호실적이다.
이런 호실적의 배경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강성수 사장의 역할을 빼놓고 이야기하긴 힘들다는 평가다. 지주경영 재무 부사장을 지낸 강 사장은 한화손보 체질개선을 위해서 희망퇴직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회사를 끝내 턴어라운드 시켰다. 한화금융그룹 내에서도 한화손보는 한화생명과 더불어 같이 가야할 주요 계열사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평가다.
이처럼 한화생명과 한화손보의 주요 경영진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화그룹 형제간 계열분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이끄는 사업에선 보험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감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성장성에 제약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동관 사장은 성장 산업의 해외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김동원 부사장은 보험사가 가진 막대한 자산을 활용한 투자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 형제간에도 서로가 원하는 사업이 갈라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관건은 김동원 부사장이 보험의 성장성을 어디서 찾느냐다.
이 관계자는 "사업적으로는 보험업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선 반드시 가져가야 할 사업이라고 보는 점에서 김동원 부사장이 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관심이 쏠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