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사업 확장위한 '보상'이 주주이익과 상충 평가
빅테크 규제로 사업 확장 막히고 자회사 상장 제동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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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연이은 악재에 카카오 주가가 10만원선마저 내줬다. 밖으로는 주주들에, 안으로는 노사갈등에 휘청이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지금까지의 '사업 확장-성과 보상' 시스템을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계열사들의 공격적 경영을 가능케 한 보상 시스템이 보수화하면 지금까지 카카오의 주가를 뒷받침해주던 '성장성'도 한 풀 죽게 될 거란 평가다.
결국 논란의 당사자인 류영준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카카오 주가의 하락세를 막을 수 있을것인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의 빅테크 규제가 지속되고 있고, 4분기 실적 역시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할 거란 예상이 나오며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10일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3400원(3.4%) 하락한 9만6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주당 17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들어선 10만원을 하회하고 있다. 17만3000원까지 올랐던 것에 비해 40%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이날 3.3% 하락한 14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장 중 한때 주당 25만원선에 근접하며 '주당 30만원 돌파'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기도 했지만, 이후 최고점 대비 40%나 뚝 떨어졌다.
이날 류 대표가 카카오 대표직 사임을 공식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류 대표의 사임은 노조가 내정 철회를 요구, 쟁의행위까지 불사할 조짐을 보이자 카카오가 발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주주들과 노조에 대해 화해의 제스처를 표시한 셈이지만, 주가는 이를 인상적이라고 평가하지 않은 것이다.
주주, 노조 등 카카오를 둘러싼 내외부 반발은 거세질 대로 거세진 상황이다. 류 대표 사임에 앞서 카카오 노조는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이 논의되는 상황까지 초래한 경영진의 도덕적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주와 사내 구성원 신뢰회복을 위해 즉각 사퇴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일각에선 사업 확장을 위한 '성과주의'가 소액주주들의 이해와 상충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확실한 보상'은 그간 카카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이라는 시선이 많다. 카카오가 잇달아 자회사들을 상장시키면서 주요 경영진들은 스톡옵션을 통해 천문학적인 차익을 챙겼다. 류 대표 역시 카카오페이 상장 후 주식 매각으로 460억여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카카오의 성장전략에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사업을 키워 수익화에 고삐를 쥐려고 했지만 정부의 빅테크 규제 기조에 국내 사업 확장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상장사 물적분할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시장의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의 매출액은 1조6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할 전망이지만 사업부 전반의 성장 둔화로 매출 성장률은 3분기 58%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15.6% 밑돌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핵심 자회사들이 상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주사 디스카운트 우려 등으로 당분간 주가는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플랫폼 담당 연구원은 "핵심 자회사들이 상장하다보니 카카오를 살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라며 "지주사 디스카운트 우려 등으로 카카오 주가는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