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되긴 어려워...이마트 핵심사업 집중 이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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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마트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부문 합작투자회사(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해당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관련 사업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CJ그룹은 건기식 관련 사업부를 분사하는 등, 대기업들이 건기식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건기식 시장의 규모 상 신사업이라 하더라도 '캐시카우'가 되긴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마트의 경우 사업을 확장하며 유통 본업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기업인 고바이오랩과 JV 설립을 협의하고 있다. 이마트는 법무법인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지난해부터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 설립된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전문기업이다. 체내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제를 연구 중으로 건선·아토피 치료 후보물질(KBLP-001), 궤양성대장염 치료 후보물질(KBLP-007)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유전자를 일컫는다. 미생물 발효식품부터 프로바이오틱스 등 식품 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고바이오랩은 지난해 말 건기식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며 마케팅·유통 파트너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는 고바이오랩과 합작사 설립을 통해 건기식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작년 6월 이마트는 건기식 자체브랜드(PL) '바이오퍼블릭'을 출시하며 팬데믹의 영향으로 급성장한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과포화된 유통 시장에서 상품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어느 유통사든 상품이 유사했던 과거와 달리 각 자체브랜드(PB)의 차별성이 최근 유통사들의 실적을 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몇년간 경쟁업체 대비 이마트가 호실적을 기록한 원인으로 노브랜드·피코크 등 PB브랜드들의 성과가 꼽힌다.
CJ에 이어 이마트도 건기식 사업을 확대하면서 시장이 대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사내 건강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독립시킨 'CJ웰케어(Wellcare)'를 출범했다. 중장기적으로 개인맞춤형 건기식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건기식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부터 연평균 13.7%씩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입량은 6년간 85%씩 급증했다. 이에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원이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건기식이 캐시카우의 역할을 하기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성장성' 때문에 관심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기업들의 매출 규모에 비하면 기여도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식음료 담당 연구원은 "CJ제일제당 매출의 규모와 견줘 사업 초기 단계인 건기식의 이익 기여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라며 "캐시카우의 역할보다는 향후 성장성을 보고 기업들이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올해도 M&A(인수·합병)에 있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방면으로 동시다발적인 투자가 진행되면서 '선택과 집중'이 효율적으로 이뤄질지, 비판적 시각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이마트 핵심의 사업인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물류 처리능력을 우선적으로 키워야 하는데 스타벅스코리아, 야구단, 이베이코리아 투자 건에 현금을 소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 측 관계자는 "건기식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라며 "고바이오랩과는 JV를 비롯해 다각도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확정된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