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후 창업주 지분·존재감 여전할 듯…회수 때도 부담될 가능성
창업주 지분도 묶어 파는 구조 거론…안정적 경영권 확보 의도 풀이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스톤브릿지캐피탈이 바디프랜드를 인수하며 회사가 상장(IPO)되지 않을 경우 창업주 지분도 묶어 파는 권리(Drag along)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M&A에 나서야 할 경우 매각 지분율은 높이고 창업주 잔여 지분은 줄여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톤브릿지는 작년 11월 바디프랜드 최대주주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와 함께 약 4000억원을 투자해 바디프랜드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번 매각 거래 규모는 약 4200억원, 기업가치는 1조원가량으로 평가됐다.
스톤브릿지는 최종 거래 조건을 조율하는 한편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브라더스와 함께 바디프랜드 투자금 조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분투자(Equity) 규모는 1700억원 수준이고, 나머지는 금융권 차입으로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스톤브릿지는 당초 지분투자금 중 300억원은 기존 블라인드펀드, 나머지 1400억원은 신설 프로젝트펀드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여러 기관투자가에 프로젝트펀드 출자 의향을 물었지만 긍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마의자 1위 업체 투자 기회가 생겼지만 시장의 주목도가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프로젝트펀드 규모를 줄이고 블라인드펀드 활용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
스톤브릿지의 목표 내부수익률(IRR)이 낮기도 하지만 지배구조 문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스톤브릿지는 바디프랜드 1대주주가 되지만, 창업주 일가인 강웅철 이사도 그에 못지 않은 지분율의 2대주주로 남는다. 박상현 대표이사의 소수지분까지 감안하면 기존 경영진 쪽에 힘이 더 실린다. 가장 많은 지분을 쥐고도 회사 경영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VIG파트너스가 바디프랜드를 인수했을 때도 핵심 출자자(LP)인 강웅철 이사가 경영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재무적투자자(FI)를 VIG파트너스에서 스톤브릿지로 교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투자업계에선 스톤브릿지가 추가 펀드(PEF)를 결성하고 이번 거래를 완주하려면 보다 강화된 안전장치가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창업주 측과 주주간계약(SHA)을 맺어 확실한 회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스톤브릿지는 향후 창업주 지분까지 묶어서 파는 구조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후 수년 안에 상장(IPO)하지 못하면 창업주 쪽에 지분을 사가달라는 권리(Put option)를 행사하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창업주 지분도 일부 같이 파는 것이다.
확실한 경영권 지분을 매물로 내놓기로 약정해 두면 향후 잠재 인수자들의 관심을 더 끌 수 있고 회수 안정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스톤브릿지는 창업주 측과 협의해 매각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가능한 지분율(67%)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창업주 쪽 지분이 상당 부분 남는다. 중소기업에서 창업주가 갖는 위상을 감안하면,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를 완전히 떨치기 어려울 수 있다.
잠재 투자자 입장에선 회수 시 창업주 쪽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하길 바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스톤브릿지가 드래그얼롱 행사 시 매각하는 창업주 측 지분율을 더 높이려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