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구성 상당부분이 담보없는 신용대출
자본규모 작은 인터넷 은행들 버퍼 충분할까 의문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운신에 제약이 생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잇따라 개인사업자대출을 내놓고 있다. 금리인상기에 예대마진을 확대할 활로를 찾기 위함이다. 기존에 나간 개인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14일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는 처음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들 대상으로 하며 연3% 초중반에 1억원까지 내주는 신용대출 상품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내에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카카오뱅크도 올해 하반기를 바라보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에 뛰어드는 원인으로 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가 꼽힌다.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을 억제하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은행 입장에선 업황이 팍팍해졌다. 영업을 해야 하는 인터넷은행으로선 울며 겨자먹기로 이미 '레드오션'인 개인사업자 대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펜데믹 기간동안 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대출에서 금융사들은 여신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누는데 고정이하여신(NPL)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별도 관리를 하며 조치를 취한다. 당국이 금융지원 관련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하도록 권고하면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차주가 걸러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연장되면 부실 강도와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4월 1일 시작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코로나 대출 연장·유예 지원은 그간 3차례 연장되며 2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경영 악화가 심화된 업체에 정책자금을 공급할 경우 오히려 채무가 가중돼 사업주의 개인 신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은행 담당 연구원은 "시중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데 신경을 썼지만 인터넷은행들은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이미 인터넷은행을 통해 나간 대출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는 판국이다. 시중은행의 대출자산의 20% 정도가 신용대출이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대출 자산의 60% 이상이 신용대출로 구성됐다. 즉 담보 없이 개인 신용으로 빌려준 대출의 비율이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의 3배나 높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가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되는 상황에서도 이런 신용모델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검증된 바 없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그대로 인터넷은행의 자본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이 자본규모가 채 3조원이 안된다는 점에서 부실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감내할만한 버퍼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인터넷은행 대출 건전성 이슈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