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국내외 기관들 반대표 행사
사법리스크 상존한 효성그룹
지분율 고려 부결 가능성은 희박
국민연금 주주제안 등 적극적 움직임
오너리스크 남아있는 효성그룹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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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의 조현준 회장과 조현준 부회장이 올해 주주총회 재신임을 추진한다.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주총에서 부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다수의 기관 투자가가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부회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효성 주주총회의 사내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조현준 회장은 그룹 섬유(스판텍스 등)와 무역부문의 중심인 효성티앤씨,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한다.
지주회사인 효성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공고하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21% 남짓의 지분을 보유하며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약 55%에 달한다. 이사의 선임은 주주의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일반결의 사안이기 때문에 선임 절차는 무난히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과거 기관투자가들의 효성 주주총회 표결을 비쳐볼 때 이번에도 상당한 반대표가 예상된다는 점이 부담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효성의 지분 약 10%를 보유한 대주주다. 국내외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비중은 약 15%이다.
지난 2020년 주총에서 조현준, 조현상 형제가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할 당시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등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은 조현준 회장에 대해서만 반대표를 행사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반대표 행사 사유로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 우려’ 등을 명시했다. 당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도 같은 이유로 주주들에게 반대표 행사를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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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조현준 회장은 현재 횡령과 배임, 계열사 부당지원, 증여세·양도소득세 취소 소송 등에 휘말린 상태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4년 조현준 회장의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경영비리를 고발하면서 일명 ‘형제의 난’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조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고,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2심 결과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로 현재는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다.
조 회장은 또한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최대주주 조현준 회장 62.8%)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해외부동산의 거래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2020년 각 시민단체들은 두 오너의 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기관투자가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모두 계열사의 사내이사 선임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 ‘과도한 겸직’ 사유로 기관투자가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룹 차원에서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자회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조현준 회장이 사내이사 진입을 추진하는 효성티앤씨는 전년 대비 10배가 늘어난 주당 5만원을, 2020년 배당이 없었던 효성첨단소재는 주당 1만원의 배당을 추진하고 있다. 실적에 기반한 주주환원책 확대는 주주들 표심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각 계열사의 오너일가 지분율이 과반에 달하기 때문에 기관들의 반대표 행사는 주총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효성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와 주주제안이 가능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최근 주주대표소송의 주체를 수탁위로 이관하려는 노력 등 주주권행사와 관련해 적극적인 검토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추후 이사 선임을 비롯해 적극적인 경영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