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리니지 의존도에 혁신 보이지 않아" 지적
리니지 IP 여전히 영향력 있다는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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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작년 2월 주당 100만원이 넘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1년만에 신저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끝없이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보며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제각각의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견과 더 이상의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작년 2월 주당 100만원이 넘었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2월28일 43만2000원까지 떨어졌고, 4일엔 43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블레이드앤소울2(8월 26일)와 리니지W(11월 4일) 등 지난해 신작들이 출시됐지만 오히려 주가는 떨어졌고 올 연초에는 미국 긴축발 공포에 게임주가 모두 흔들리는 가운데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와중에 증권업계가 바라보는 전망은 제각각이다.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과한 리니지 IP 의존'과 '혁신 부재'를 이유로 꼽는다.
지난해 리니지 시리즈는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했고,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는 매출 중 97%를 차지했다. 한국 시장 매출 비중이 80%가 넘어 내수 의존도도 크다.
리니지 IP의 존재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시하는 게임마다 획일화된 리니지식 비즈니스모델(BM)와 과도한 과금(P2W) 구조가 유저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는 기존 BM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발표에도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출시한 트릭스터M는 '아기자기한 리니지', 블소2는 '껍데기만 바꾼 리니지’라는 혹평을 받았다. 블소2는 리니지의 핵심 과금유도 아이템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름만 바꾼 유사 시스템을 적용해 유저의 분노를 샀다. 한 게임 담당 연구원은 "과도한 현질 유도에 '린저씨'로 불리는 충성 유저마저 이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의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이용자의 의견을 개발 과정에서 수렴해 IP를 다양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리니지W 제2권역(북미, 유럽 등)에 NFT를 접목할 계획을 밝혔다.
이마저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다른 게임 담당 연구원은 "리니지 IP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를 도전하겠다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이 MMORPG에 집중돼있어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국내와 달리 해외는 MMORPG의 인기가 적어 리니지W에 NFT를 도입하더라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 하향세가 예상보다 컸다. 이를 충분히 상쇄할 만한 다른 게임들의 매출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NFT를 적용한 리니지W의 미국·유럽 출시는 3분기, TL은 4분기로 계획돼 상반기 신작 모멘텀도 부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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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IP'의 힘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입장도 있다.
한 게임 담당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 전환기에 엔씨소프트는 소극적이었지만, 결국엔 모바일에서도 엔씨소프트가 우위를 차지했다"며 "견고한 핵심 IP가 있는 이상 NFT 및 P2E 시장에서도 타사보다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일 거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내수 의존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게임들의 자연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나, 리니지W의 국내외 매출이 견조하고, 3분기 중 북미·유럽 등 제2권역 출시가 예정돼 있어, 매출 및 영업이익(률) 상승이 예상된다"며 "특히, 제2권역 출시되는 리니지W는 NFT 방식의 게임으로 출시 예정이어서, 그동안 부진했던 북미·유럽 지역의 흥행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판단"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