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리츠 AMC 두 곳 출범 두고 '비효율적' 지적 나와
그룹 내에서 교통정리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지속 논의
한화그룹 리츠 자산 편입 후보로는 '한화장교빌딩'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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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그룹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사업 진출을 앞두고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자산운용이 각각 리츠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의문이 커졌는데 최종적으로 한화자산운용이 관련 사업을 주도하기로 정리된 것이다. 한화장교빌딩 등 계열사 부동산 자산을 편입할 한화그룹 리츠도 한화자산운용이 선보일 예정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계열사 자산을 리츠에 담기 위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한화솔루션과 사업 노선에 대한 결론이 나면서 리츠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자산운용은 작년 12월 국토부로부터 리츠 AMC에 대한 설립 본인가를 받았다. 한화솔루션은 자산 편입에 나선 한화자산운용과 지속적으로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솔루션 측 관계자는 "한화자산운용에서 한화그룹 리츠와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로 결론이 났다"라고 밝혔다.
당초 한화솔루션이 리츠 AMC 설립 절차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에선 의문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같은 그룹 내에서 리츠 AMC가 두 곳이나 출범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력 등의 인프라를 분리했을 때 기대되는 이점이 적고 국토부에서 관련 인가를 받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도 두 배가 되기 때문이다.
대형 리츠 AMC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한화라는 같은 이름을 걸고 두 곳이 출범한다고 하면 이득이 있어야 하는 데 크게 유리한 지점이 보이진 않는다"라며 "한화자산운용이 인프라를 갖춘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룹사 자산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도 관심이 쏠렸다. 한화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의 주력 계열사이고, 한화자산운용은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의 계열사로 형제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룹 내에서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그간 논의를 진행, 한화운용이 사업을 이끌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한화자산운용이 리츠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화그룹 리츠로 편입할 자산으로는 한화장교빌딩이 거론되고 있다. 장교빌딩은 서울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한화 본사 사옥으로 1987년에 설립된 을지로의 대표적 랜드마크다. 지주회사 한화를 필두로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등 다수의 계열사가 입주해있다.
한화그룹은 다수의 우량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리츠 운용 자산(AUM) 규모만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의 대표적 부동산 자산으로는 여의도 63빌딩, 한화장교빌딩, 한화금융센터 등이 꼽힌다. 오피스빌딩뿐 아니라 플라자CC, 호텔&리조트 등 부동산 자산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