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부회장은 무죄…장기용 전 부행장, 징역 6월·집유2년 선고
ISS, “기소결과 별개로 함영주 회장 후보자 선임안에 반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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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같은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하나금융지주의 함영주 회장 후보자 선임안에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 여부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단독4부는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해 특정 지원자가 합격하는 등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함 부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법원은 함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장기용 전 하나은행 부행장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양벌규정에 따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하나은행 법인에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함 부회장은 2015년과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지인의 청탁을 받아 서류 전형과 합숙면접, 임원면접에 개입해 불합격 대상자의 점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2018년 6월에 기소됐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행원의 남녀비율을 4대1로 미리 정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아 왔다.
또 함 부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로 받은 중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1심 결론도 14일에 나올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3월 DLF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에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일부 정지와 167억8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당시 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취업 등을 제한하는 중징계(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고 함 부회장은 2020년 6월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의결권 자문사 ISS는 11일 함영주 회장 후보자 선임안에 반대표를 권고하고 나섰다. 채용비리 1심과 DLF 불완전 판매 사태 관련 행정소송 1심 결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ISS 측은 “이번사안 자체가 지배구조의 중대한 실패를 의미한다”며 “제재 및 기소 결과와 별개로 반대의결권 행사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ISS의 권고안에 따라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 가능성이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71% 수준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외국인투자자들의 경우, ISS 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안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여부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표대결을 거친 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