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여러 M&A 통해 시장 경쟁력과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
그룹 차원까지 고려하면 SK에코플랜트 신사업 확장성이 우위라는 평
신사업 추진은 재무구조 우수한 현대엔지니어링이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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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이 '친환경'을 어필하며 몸값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건설사 디스카운트’ 대신 ‘그린 프리미엄’을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주요그룹 비상장 건설사 가운데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적극 행보에 나선 가운데 시장에선 확장성엔 SK에코플래트, 재무측면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분야에서 연관성이 있는 신사업을 확장한다고 보고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중인 신사업은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기물 재활용, 소형원자로 및 수소 생산 등이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CO2 자원화 기술을 보유한 업체인 지티에 투자를 통해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소형원자로의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은 MMR(초소형원자로)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USNC에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MMR사업에 대한 EPC 독점권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폐기물은 현재까지 성과는 없었으나, 2023년까지 총 3345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한 건설사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사업에 자금이 투입된 곳은 이산화탄소 부문과 소형원자로"라며 "먼저 플랜트 기반에서 신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임원인사에서도 이러한 의중을 엿볼 수 있다. 지난 3년간 현대엔지니어링을 이끌었던 김창학 대표(사장)가 임기 1년을 남기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수장 자리에 홍현성 CEO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이 맡게 되면서 플랜트 부문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부문을 물적분할을 통해 SK에코엔지니어링을 자회사로 독립시킨 만큼, 현대엔지니어링보다는 기존 사업분야와 연관성이 덜 하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3년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인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과 신재생에너지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친환경사업 분야 1위를 노리는 볼트온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박경일 대표는 SK그룹 내 M&A 전문가로 꼽히는데, 과거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 SK엔카 한앤컴퍼니 매각 등이 그의 주도하에 이뤄졌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 대표는 작년 1월 SK에코플랜트 사업운영총괄로 부임한 뒤엔 사명 변경과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활용한 볼트온 전략에 따라 폐기물 소각기업 6곳을 인수했다. 글로벌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 투자 및 해상풍력기업 삼강엠앤티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신사업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의 경우 폐기물 처리·재활용·배터리 회수사업 등의 다양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하고 있으며, 사업을 특성한 그린필드가 어려워, M&A를 통해서 시장 경쟁력과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현대엔지니어링보다 신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폭이 다르다고 판단해 현대엔지니어링보다 더 높게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무엇보다 최태원 회장의 그룹 차원의 ESG 및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그룹의 주요사업인 SK하이닉스 및 SK에너지 등(반도체/화학 사업)의 사업구조를 볼 때 폐기물 발생이 수반되는바, SK에코플랜트의 신사업 확장성이 좋다. 또한, SK그룹이 아시아 지역의 투자를 통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서 해외 진출에도 용이하다”라고 말했다.
재무구조 측면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더 낫다는 평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3분기말 기준으로 1조94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비율은 60% 수준이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339.9%에 이른다. 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프리IPO를 통해 6000억원 확충도 추진중이다.
한 신용평가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기존 사업에서 확장하는 신사업이고, 재무구조가 우수해 투자 재원 마련의 큰 어려움은 없지만, SK에코플랜트는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어서 신사업 추진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이 따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