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검찰총장 출신' 정체성 살린 공정거래·형사자문 주 전망
삼성웰스토리 수사 등 "대기업 군기잡기 이미 시작됐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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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로펌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조 탐색전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통해 제시하는 차기 정책 방향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들은 대선 후보 윤곽이 나왔을 때부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각 후보의 당선에 따른 향방을 검토해온 바 있다.
대형 법무법인들은 차기 정부에서 대기업 대상의 공정거래 및 형사사건 자문이 늘 것이라 내다보는 분위기다.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인 만큼 국정운영도 본래 정체성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검사 시절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을 거친 윤 당선인은 대기업 수사를 해본 경험이 많다. 주요 대기업 경영진과 오너 등을 구속수사하며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을 맡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주도했고, 2006년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자금 문제로 구속 기소했었다. 2012년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수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당시 뇌물을 건네고 면세점 특허를 청탁한 혐의로 형을 확정받게 한 장본인이다.
한 대형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로펌에선 차기 정부에서 대기업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심사와 행정소송, 검찰수사 및 형사소송 등 전 단계에서 자문 및 소송대리 업무가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고, 대통령이 정치 신인이라는 점에서 당장은 본래의 강점을 보여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전까진 차기 정부에서 현 정권과 달리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인수위 기조가 공정거래 및 대기업집단 범위 좁히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이는 시장의 기대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많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달 말 기업 공정거래법 위반을 수사하는 공정거래조사부 인원을 두 배 증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윤 당선인의 과거 발언에서도 기조가 드러난다. 윤 당선인은 과거 "공정한 경쟁에서 반칙을 한 것에 대해 사법처리를 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발언했다. 검찰의 대기업 수사로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기업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함께 거론됐다.
법인의 형사 책임과 관련한 강조도 눈에 띈다. "경영진에 대한 직접 사법처리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법인의 잘못에 대해 몇몇 최고경영자(CEO) 등을 처벌하기보단 법인에 고액 벌금을 부과하는 등 법인의 형사 책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형사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최근 검찰의 사정 칼날이 삼성그룹을 가리키고 있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사 신호탄이 본격화됐다는 관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은 최근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수사팀은 일감 몰아주기가 삼성 총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를 정권 교체기에 본격화한 기업 수사란 점에 주목한다. 삼성그룹 내부 부당거래 입증에서 나아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성 여부까지 수사 방향이 뻗칠 가능성이 커 "정권 초반 대기업 군기잡기 아니냐"는 관전도 제기됐다.
새 정부 들어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부활이 예고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서울 남부지검에 설치된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은 지난해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를 비롯한 각종 금융·증권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꾸려졌는데, 정식 직제화될 전망이다.
정부발 대응 자문이 많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롯데·한화 등 각 기업들은 윤 당선인과 인연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들을 잇따라 영입 중이다. 기업이 전관을 영입해 수사 방패막을 삼겠다는 건 늘상 있어왔지만 차기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수사가 활발해질 것에 대비한 포석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