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매각가 상승으로 기대 수익률 저하
추정 캡레이트, 선순위 금리보다 낮은 3% 중반
"오피스, 임대료 올려 비용 전가하기 쉽지 않아"
스타필드 등 IFC몰 활용해 매각차익 극대화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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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 경쟁이 가열되면서 인수 후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에쿼티(Equity) 확보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유치해야 하는데 매각가가 치솟으면서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IFC 캡레이트는 3% 중반으로 선순위 대출 금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IFC 인수전은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이들은 이달 말 예정된 최종 3차 입찰까지 출자자(LP)를 모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야 한다. 각각 KKR과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끌어들였지만, 지분 투자자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LP풀(pool)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IFC 건물을 소유한 매도자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앞서 건물을 담보로 2조2800억원 가량을 대출받았다. 국민은행 외 24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선순위 1조9400억원, 중순위 메자닌 3400억원으로 구성된 구조다. 매각 이후 신규 인수자 체제에서도 대주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알려진 외국계 투자 자금 2000억원을 제외하고도 1조원 가량의 지분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문제는 IFC 인수가격이 매각이 개시될 초반보다 1조원 이상 치솟으면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수 후보 측이 써낸 IFC 몸값은 4조4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3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부동산 매입금 대비 수익률을 뜻하는 캡레이트(Cap rate)는 여타 프라임 오피스 대비 낮은 3% 중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부동산리서치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명목 임대료로 추정한 서울 프라임 오피스의 캡레이트는 4% 초반이다.
사실상 IFC 캡레이트가 선순위 금리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브룩필드는 선순위 대출과 중순위 메자닌을 각각 3.2%와 5.2%에 조달했는데, 상업용 부동산담보 대출 선순위 금리가 4% 초반대까지 오른 만큼 신규 인수자 역시 IFC 캡레이트를 넘는 최소 4%대를 책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 투자자 입장에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매각가가 4조원이 넘으면 수익이 사실상 안 나오는 매물이라 본다. 작년 말에 IFC 나온다고 이야기 들었을 때 3조원대에 가져갈 거라는 말이 많았는데 이마저도 비싸다는 평이 많았다"라며 "일반 펀드 구조로 담기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임대료로 비용을 전가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브룩필드는 렌트프리(Rent Free·무상 임대) 등을 통해 IFC 오피스 3개 동의 통합 공실률을 1%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선 공실률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통상 시장 수준 이상으로 값을 책정하진 않는다. 특히 여의도 인근에는 대형 오피스가 많아 대체재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새로운 인수자 체제가 시작되는 것과 임대차계약 기간 종료 시점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IFC가 아무리 좋은 자산이더라도 시장임대료를 임대인 마음대로 올릴 수는 없다. 예전보다 기간이 줄긴 했지만, 렌트프리까지 고려한 실질임대료가 바뀌는데 시차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인수자 체제에서 기존 임대차 계약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리테일몰을 활용해 자산가치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인수 관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향후 매각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각 인수 후보별로 자산가치를 높일 별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인수 후보 측은 복합쇼핑몰을 활용해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릴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증권사 부동산 담당 연구원은 "여의도 더현대와 같이 IFC몰이 스타필드 등을 유치해 흥행한다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려고 할 것"라며 "캡레이트가 고정된다 했을 때 임대료가 오르면 자산가치가 그만큼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에쿼티 투자자를 설득하기에도 좋다"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 후보자 간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 운용 규모도 외국계가 큰 것은 물론 국내 주요 출자자인 공제회, 보험사들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기 때문이다. 금리를 인상하면서 공제회 회원들의 대출 수요가 늘고 보험사는 채권 평가 손실로 인한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 리서치 관계자는 "IFC는 임대수익을 통한 배당보단 매각차익 극대화를 노리고 참여하는 기관이 많을 것"이라며 "향후 스타필드 개장 등 후보별 시나리오들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처럼 마케팅 방식으로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 모색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