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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다음달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다. 기업들은 새정부의 정책 방향이 선명해지기까지 움직임을 줄이며 득실을 따져보는 모습이다. 새 권력의 의중을 점칠 수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입에선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정권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에 어느 영역에서든 이번 정부와는 궤를 달리하는 변화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새정부 출범 목전에서 시장 관계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들어봤다.
경험하지 못한 원자재비 상승…전가 어려운 기업들
“기업들이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원자재 가격 폭등을 겪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업들 수익성이 꺾일텐데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어렵지 않겠나. 식음료, 유통기업들은 가격 너무 올리고 싶겠지만 인수위원회에서 자제하라고 압박하니 신경이 수밖에 없다”(외국계 투자회사 투자 담당자)
“한국전력의 적자 규모는 이미 선을 넘었다. 적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지지 않아 일단 한전이 떠안은 상황이다. 돈이 필요하니 대규모 채권을 찍어대는데 AAA급이면서도 시장의 수요를 끌어내지 못하고 금리만 밀어올리는 상황이라 시장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 적자를 보전해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발표해야 할 것이다”(채권시장 관계자)
“분양가 상한제 시행 당시 진행된 사업은 도급액이 처음에 결정되니 건설사 입장에선 증액을 요청하기 어렵다. 자재비가 올라 먹을 것이 줄어들면 시행사와 건설사간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신용평가사 건설 담당 연구원)
“차기 정부 입장에선 물가를 관리하고 싶을 테니 기업들에 자제하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상장돼 있고 외국 주주가 있는 기업을 지나치게 압박하는 것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외국 투자사가 한국 정부 때문에 손실을 봤다며 ISD(투자자-국가간 소송)를 제기하지 말란 법도 없다"(M&A 자문사 임원)
’새 권력’ 눈치보기에 자본시장은 여전히 관망세
“대형 M&A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새 정권 초기에 눈치도 봐야하니 2분기까지는 조용하지 않을까”(외국계 투자은행 임원)
“정권 교체와 관련해 딱히 상장 심사 방침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한국거래소 직원)
“당선인이 낸 주식양도소득세 폐지 공약이 정부 계획과 배치된다. 증권사 입장에선 계속 전산 시스템 구축 등 투자를 해야 할지, 아니면 당선인 뜻에 맞춰 일단 멈춰야 할지 고민이 많다. 고객들에 금융세법을 설명할 때도 항상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변동될 수 있으니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대형 자산운용사 임원)
“신생 운용사들은 금융감독원에서 인가를 잘 내주지 않아 고생이 많다. 운용사 입장에선 금감원이 일처리를 늦게 하는 것이 항상 부담인데 특히 지금은 정권 교체기라 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부동산 운용사 대표)
“인수위가 배드뱅크 이야기를 꺼냈는데 항상 정권 초기엔 펀드 출자니 뭐니 요구하는 것이 많다. 개인의 채무를 어떻게 탕감할 것이며 누가 어떻게 떠안아 처리할 건지 모호하다. 예대금리 공시 시스템도 만든다는 데 원가에 대한 부분이라 과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두 가지는 금융권에서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이다. 다만 관(官)을 이길 수는 없으니 하라면 따라야지 어쩌겠나”(금융지주사 관계자)
“정권이 바뀐다고 당장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다. 지금은 모든 논의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멈췄다. 아직 어떤 정책을 낼지 모르고, 정책을 내도 여야가 다투기에 바쁠 것이다”(대형 법무법인 대표급 변호사)
누가 뜨고 질까…각 산업·기업별 위험 요인은?
“삼성웰스토리 검찰 수사를 보면 대기업 군기잡기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니 공정거래 사건, 형사 사건 위주로 본인의 정체성을 살려서 가지 않겠나. 법인의 형사책임을 강화하고 벌금도 많이 물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대형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
“신구 정부의 원자력발전에 대한 시각이 다른데, 차기 정부에서 원전 산업을 다시 키우게 되면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두산중공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다. 반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기 정부 우선 순위에선 밀릴 것 같다”(증권사 산업 담당 연구원)
“정부가 저가항공사(LCC)를 늘리고 운수권을 남발했는데, 자율 경쟁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대형 항공사 관계자)
“일단 수장 거취가 제일 관심사다. 새 정부에서 국책은행 급여 체계가 바뀌지 않을까 다들 걱정하는 분위기다. 보수정권은 아무래도 노동친화적이지 않으니까 성과연봉제로 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국책은행 직원)
“대형 법무법인들은 보통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만 이명박 정부 때 바른처럼 정권에 따라 수혜를 보는 곳도 있다. 문재인 정권에선 지평과 LKB앤파트너스가 주목받았는데 차기 정부에선 어떨지 궁금하다”(대형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
입력 2022.04.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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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4월 20일 09:3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