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왑계약 연장으로 상장 유지…스왑계약 규모 70%는 청산
거래 재개해도 자산가치 회복은 어려워…재개 시점도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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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거래가 정지된 러시아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장 폐지를 면했다. 그러나 스왑계약 규모의 70%를 청산하고 스왑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에 원금 회복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상품의 매매거래 재개 시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8일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은 거래상대방과 장외파생상품 스왑계약을 일부 변경해 ‘KINDEX 러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이하 러시아 ETF)의 상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투운용 측은 “거래 상대방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스왑거래를 원칙적으로 종료하기보다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가능한 자산 범위 내에서 계약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ETF는 MSCI가 산출하는 ‘MSCI Russia 25% Capped Index’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형 ETF로, 거래상대방(증권사)과의 스왑(정해진 시점에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하기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지수 성과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MSC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월 9일부터 MSCI가 발표하는 모든 지수에서 러시아 주식가치에 0.00001 값(달러 또는 루블)을 적용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ETF 1좌 당 순자산가치(NAV) 1만1051.02원에서 158.11원으로 감소했다. 한국거래소는 MSCI 공지에 앞서 지난달 4일 러시아 ETF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한투운용은 기존 스왑계약의 명목금액 대비 28.8% 수준에서 스왑계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거래 상대방은 러시아 ETF 스왑대상 자산의 71.2%를 차지하는 Eurex MSCI Russia Futures를 청산하기로 했다. 선물이 지난 3월 상장폐지 된 것에 따른 것이다.
나머지 스왑대상 자산의 28.8%를 미국 상장 러시아 ETF(iShares MSCI Russia ETF∙ERUS)는 운용되는 잔여 범위 안에서만 스왑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왑 계약 규모는 기존 계약의 28.8%로 축소됐다. 기초지수가 과거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ETF의 순자산가치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거래 정지 직전 러시아 ETF를 집중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월 초부터 거래정지 직전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규모는 276억원에 달한다.
한투운용에 따르면 3월 8일 7499.76pt에서 3월 10일 0.02pt로 떨어진 기초지수가 1000pt 수준으로 올라오더라도 이 ETF의 NAV는 약 900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기초지수가 3000pt로 회복될 경우의 ETF NAV 추정값은 1700원 수준이다.기초지수가 3월 8일 수준과 유사한 7000pt로 회복되더라도 이 ETF의 NAV는 3300원 수준이 된다.
한투운용은 러시아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불안정한 만큼 이 상품 관련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투운용 측은 “러시아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더라도 MSCI가 러시아 주식에 적용하는 가격 체계(0.00001)를 원상으로 복구하지 않는다면 이 ETF의 성과는 러시아 시장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장외파생상품(스왑) 위험과 상장폐지 위험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고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러시아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시장 위험 및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괴리율과 추적오차가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