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고민하던 탑마트-쓱닷컴 경험한 루터PE 손잡아
온라인도 핵심은 신선식품…오프라인 거점 확보 중요
마케팅·배송 등 역량 키운 후 상장시켜 회수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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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루터프라이빗에쿼티(루터PE)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1위 슈퍼마켓 체인 탑마트(TOP mart, 법인명 서원유통)에 투자했다. 작년말 서원유통의 모회사 수원홀딩스에 500억원을 투입, 기존 오너 일가로부터 구주를 인수해 보통주 기준 25%의 지분을 확보했다. 루터PE는 보통주 지분에 투자하는 대신 서원홀딩스와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배당하기로 합의했다.
서원유통은 1981년 설립됐고 1997년 슈퍼마켓 탑마트를 출점했다. 2015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서원홀딩스가 서원유통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구조가 됐다. 서원유통은 부산 25곳, 경남 34곳, 경북 12곳, 울산 5곳 등 76개 직영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지역 거점 기업이지만 웬만한 대기업의 슈퍼마켓 사업과 견줄 실적을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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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유통은 2018년 매출 1조6150억원을 기록한 후 2019년 1조5488억원, 2020년 1조5089억원, 작년 1조4560억원으로 매년 외형이 조금씩 줄었다. 대형마트와의 경쟁이 치열했고, 최근 수년간은 쿠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기업까지 지역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유통산업발전법상 규제로 신규 출점도 사실상 막혀 있었다.
서원유통도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지역 거점형 슈퍼마켓들은 경쟁 끝에 통합되기고 했다. 몇 해 전에는 대형 PEF가 서원유통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회사는 조력자를 찾아 기업가치를 높이길 더 원했다. 투자사를 찾던 중 루터PE가 제안을 했고 이를 회사 측이 받아들였다.
루터PE는 과거 어피너티 등과 함께 신세계 쓱닷컴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서원유통의 오프라인 신선식품 사업 역량을 높이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형 유통사는 물론 쿠팡, 컬리 등 신성장 기업들도 신선식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결국은 물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확보하느냐가 핵심이다. 서원유통은 경상지역 지방자치단체와 각지의 단위농협, 포구 및 특산지와 협약을 맺고 농·수·축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회사 매출 중 신선식품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터PE 관계자는 “신선식품 사업을 하기 위해선 오프라인 거점이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지역 거점 슈퍼마켓이 신선식품 조달에서 유리하고 수익성 관리에서도 효율적이다고 보고 투자하게 됐다”며 “마케팅이나 배송 등 서원유통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키운 후 장기적으로 IPO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