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올 1분기 나 홀로 실적 '역주행'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지원하는 '주객전도'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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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농협금융이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자본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농협금융지주뿐 아니라 계열사들이 일제히 자본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4대 금융지주 대비 수익성도 떨어지고, 건전성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신용과 경제 사업 분리 이후 처음으로 농협중앙회로부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규모는 1조1100억원 수준으로 농협중앙회가 전액 출자에 나섰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가진 모회사다.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손을 빌리는 이유는 농협은행의 건전성 개선을 위함이다. 농협은행은 증자를 통해 농협금융에 1조1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농협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본적정성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농협은행은 5년 콜옵션이 붙은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최대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농협은행이 자본확충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 말 기준 단순자기자본비율이 4대 시중은행 평균을 하회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에서 농협은행에 단순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은행 건전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농협생명도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섰다. 농협생명이 최근 1조원에 가까운 자본확충을 했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과거 채권 재분류로 자본이 급격하게 줄어서다. 금리 부담이 큰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추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형확장에 치중하다 보니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계속해서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농협금융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4000억원을 조달했다. 해당자금은 재무구조 개선 및 초대형 IB 경쟁력 강화에 활용된다.
농협캐피탈도 증자에 나섰다. 금융당국에 강화하는 레버리지비율 규제에 맞추기 위해 지난 3월 2000억원을 농협금융지주로부터 출자 받았다. NH저축은행도 올해 1월 자본 비율 개선을 위해서 농협금융지주로부터 1000억원을 증자 받았다. 2014년 편입된 이후 첫 증자다. NH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작년 3분기 기준 14.18%로,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추세였다.
이처럼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해 전 계열사가 전방위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건전성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뿐 아니라 농협중앙회로부터 증자까지 받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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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농협금융의 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란 의미다.
문제는 농협금융의 상황이 이들 계열사를 챙길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다는 점이다. 4대 금융지주들이 최대실적을 낼 정도로 실적잔치를 벌인 와중에서도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나 홀로 ‘역주행’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9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NH투자증권 실적 감소 등 비은행이 부분이 받쳐주지 못한 탓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 때 농협금융지주는 ‘무엇을 했나’란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더욱 예민한 부분은 농협금융지주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냐는 점이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해당 사업을 벌여 들인 수익을 기반으로 농업민 지원 및 협동조합 지원에 필요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증자를 받은 것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안긴 것이란 평가다. 최근 수입농산물 개방 이슈 등 농협중앙회가 해결해야 할 이슈가 산더미인 상황에서 농업금융지주의 살림살이까지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였다. 외부 인사로 채워 놓던 자리에 내부 인사를 앉히는 등 여러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의 금고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를 지원하게 생겼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