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공석 상황에선 결론내기 어려울 듯
탈석탄, 네거티브스크리닝 용역 보고
주요기업 충격파 불가피…역시 새정부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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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주주대표소송과 탈석탄 관련 네거티브스크리닝 등 국민연금의 민감한 정책 변화는 모두 새정부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주대표소송의 권한을 수탁자책임위원회에 이관하는 방안은 재계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기 때문에 새정부에서도 통과할 가능성이 그리 높진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선 대표소송제기 주체 변경과 관련해 소위원회 논의 상황을 보고 추가 논의 후 추후 기금위에 상정하도록 결론지었다. 당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측에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하되 주요 의사 결정은 새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내릴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금위는 올해초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수정 의결하면서 개정안 내용의 일부인 주주대표소송의 권한을 이관하는 안건만 추가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기금위가 구성한 별도의 소의원회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용자 추천 1인, 근로자 추천 1인, 지역가입자 추천 2인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난달 김용진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의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선 대표소송과 관련한 소위원회의 논의는 물론 기금위원회 의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정부 출범 이후 이사장 인선이 마무리한 이후 논의가 재개할 전망이지만 새정부에 재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인사가 선임된다면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석탄·채굴 발전사업에 대한 투자제한전략(네거티브 스크리닝)을 도입할 것을 심의·의결한바 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은 사회적책임(ESG)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 받는 산업에 대해 투자를 제한하는 전략을 말한다.
최근 열린 기금위에선 딜로이트안진의 석탄채굴·발전 산업의 범위 및 기준 등 연구 용역 결과를 최종 보고 받고 향후 추진계획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일단 탈석탄 기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명확한 흐름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달초 공청회를 통해 딜로이트안진은 석탄매출의 비중 30~50% 이상인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대신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예외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을 제언한 바 있다.
실제로 영국 국가퇴직연금신탁(NEST), 프랑스 국영 투자펀드(CDC), 노르웨이국부펀드(NBIM), 네덜란드공적연금(APG),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글로벌 연기금들의 상당수는 탈석탄 정책을 공식화하고 실행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 약 10년간 직·간접적으로 석탄 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을 포함해 약 10조원에 달한다. 석탄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국내 주요 기업은 한국전력과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GS·금호석유화학·OCI 등 석탄과 연계한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모두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새정부에서 어떠한 결론을 내리더라도 당장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내다팔거나, 급격히 비중을 줄여나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시장의 충격파를 최소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