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6곳 목표주가 하향…삼성證, 현재보다 낮은 목표주가 제시
2분기 실적도 불투명…중국 의존도 낮추는 M&A 집중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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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증권사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이후 연중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LG생건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 잡았다.
1년 전만 해도 200만원을 넘겼던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낮은 63만원까지 반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중국 봉쇄 정책에 따른 실적 둔화는 물론, LG생건의 중장기적인 실적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LG생건의 주가는 1년 중 최저가인 68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전날에는 14.80%이나 급락한 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생활건강의 주가가 장중 70만원 밑으로 내려간 건 2015년 7월13일(68만5000원) 이후 약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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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의 주가 급락은 크게 부진했던 1분기 실적 영향이 크다. LG생활건강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1756억원, 매출액은 19% 감소한 1조645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각각 48%, 18% 하회한 수준이다.
특히, 화장품 부문에서 시장 전망보다도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화장품 부문의 매출액이 6996억원, 영업이익 6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6%, 72.9% 줄어들었다. LG생건의 화장품 사업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중국 내 오미크론 확산으로 상하이 등 대도시 봉쇄가 잇따르며 중국 매출이 32%나 감소했다. 거기에 면세 채널 매출까지 68%나 줄었다.
박신혜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화장품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봉쇄 조치가 없었더라도 LG생건의 면세 및 중국 법인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을 것”이라며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럭셔리 브랜드 ‘후’의 매출 정체를 보이며 기업가치 재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LG생건의 화장품 매출에서 66%가 ‘후’에서 나왔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자, 증권사들은 일제히 LG생건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실적 발표 이후 리포트를 내놓은 증권사 16곳 모두 목표주가를 내렸다. 특히, 삼성증권은 현재 주가보다도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115만원에서 63만원으로 45.2%나 낮췄다. 박은경 연구원은 “중국 내 과시형 소비를 경계하는 사회적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 ‘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메리츠증권, DB금융투자가 목표주가를 70만원으로 현재 주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한 곳은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등 4곳에 불과했다.
LG생건도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북미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져왔다. LG생건은 지난 4월 미국 화장품·제조 유통사인 ‘더크렘샵’의 지분 65%를 1억2000만 달러(약 1485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헤어케어 업체 ‘보인카’를 1164억원에, 유럽 더마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과 미국 화장품·생필품 업체 ‘뉴 에이본’를 사들였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향 매출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화장품 담당의 증권사 연구원은 “경쟁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작년 중국법인과 면세 매출액이 약 2조4000억원인데,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6% 감소한 반면, LG생활건강은 중국법인과 면세 매출액이 3조원인데 2019년과 비교하면 13%가량 성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