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분기부터 래깅효과發 착시 역효과 날 수도
배터리 독립에 반토막난 주가 '전지재료'가 열쇠인데
래깅효과 제거시 수익성 5% 전망도…화학과 차이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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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두박질치던 LG화학 주가에 제동을 건 첨단소재 부문 수익성(영업이익률)이 향후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소재 역시 기존 화학 사업과 마찬가지로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확대하고 있어 2분기 이후 정반대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분기 기록한 9.8% 수준 수익성이 하락장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만큼 주가도 조삼모사가 될 수 있다.
LG화학에 대한 시장의 투자 심리는 점점 더 배터리 소재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기대하던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에도 재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안으로 첨단소재·신약개발 등 신사업을 제시했지만 100만원을 넘기던 주가는 58% 이상 하락한 4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배터리 독립 이후 수익 구조가 전통 석유화학 시절로 회귀한 만큼 투자 매력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우하향하던 주가를 멈춘 건 첨단소재 부문, 특히 양극재 등 전지재료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숫자로 집계되면서다. 1분기 첨단소재 부문 매출액은 1조5680억원, 영업이익은 15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8%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고 목표 수익성을 일찌감치 달성한 것으로 보였던 터라 LG화학 주가는 이틀 내리 8.42%, 3.38% 상승하며 50만원 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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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첨단소재 부문 매출액이 늘어나는 만큼 주가는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
현재 LG화학의 첨단소재 부문 매출액 중 전지재료 비중은 43% 수준으로 대부분이 8만8000톤 수준의 양극재 생산설비(캐파, CAPA)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2026년까지 양극재 캐파를 26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회사 LG엔솔의 2025년 기준 양극재 수요가 약 80만톤 안팎으로 추정되는 만큼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증권사 배터리 담당 한 연구원은 "국내 양극재 업체가 '기업 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익(EV/EBITDA)' 기준 40배 안팎에서 형성된 데 비해 LG화학의 멀티플(배수)은 10배 수준"이라며 "자회사와 사업을 공유하는 만큼 수익성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매출 증가 속도에 맞춰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르면 2분기부터 현재 수익성이 래깅효과로 인한 착시였다는 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양극재 주원료인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니켈 가격은 70% 상승했는데, 리튬과 코발트는 각각 6배, 2배 급등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소재 업체에서도 원자재 가격 인상을 판가에 연동하고 있다. 양극재가 배터리 원가의 약 43%를 차지하는 만큼 원자재 급등으로 인한 매출 확대 효과도 양극재 업체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동시에 기존에 확보한 원료는 재고평가이익으로 반영될 수 있다.
LG화학의 전지재료 사업 역시 원자재 급등으로 인한 양극재 원료 재고의 래깅효과가 이익으로 반영됐다. LG화학 측은 중장기적으로 고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해외 배터리셀 캐파가 늘어난 데 비해 LG화학의 전지재료는 현지 거점 캐파가 아직 마련되지 못해서 원료 확보에서 고객사 인도까지 기간은 길어지고 있다"라며 "예상보다 수익성이 높게 나와서 실제 성적과 장부 상 이익에 격차가 당연히 있을 것으로 보이고, 2분기에 역래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래깅 효과를 제외한 연간 기준 수익성은 5% 수준에 불과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최근 호실적으로 일부 회복한 주가를 다시 토해내야 할 수도 있다. 배터리 관련 사업이라 하더라도 한 자릿수 중반 수익성에 머물 경우 기존 화학 사업과 큰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