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 '엑소더스'는 이어질 전망
메타버스 대장주 로블록스, 주가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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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성장전략으로 여전히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서는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가 본격화함에 따라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이 부진한 와중에 돌파구로 메타버스를 제시하긴 했지만, 결국 메타버스를 통해 유의미한 성장을 이끌어내긴 어려울 거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가 부양에 미칠 영향 역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여전히 메타버스 사업을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비게임과 암호화폐를 연결한 메타버스 개발을 공식화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게임과 비게임 콘텐츠가 융합돼서 결국 이용자 입장에서 메타버스에 거주할 수 있는 니즈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며 "운영 중인 '유니버스'(케이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가 메타버스의 한 형태다. 계획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유니버스가 그 일부가 될 수 있지만 더 큰 개념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메타버스를 통한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성장 중인 사업에 엔씨소프트가 뛰어들어 국내에서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최근 나빠진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ESG를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8월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발간한 ESG 보고서에서 "콘텐츠 안팎에서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넷마블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신사업으로 실적 회복을 자신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지속에 따라 신작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며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2분기부터는 다양한 자체 IP 기반의 신작 출시와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신규 사업 강화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상반기에 P2E 신작을 다수 내기로 발표한 바 있다.
국내 대표 게임사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에 이어 신흥 강자로 떠오른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크래프톤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C2E(Create to Earn)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성과를 내기 위한 메타버스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 밝혔다.
이처럼 국내 게임업계는 현 상황의 타개책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부터 완전히 꺾인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나며 전세계는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리오프닝 국면 속에서 가상세계 기반의 사업은 후폭풍을 피하지 못할 거란 분석이다.
전세계적으로 메타버스 관련주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메타버스 대장주로 불리는 로블록스의 주가는 작년 최고점 대비 77.4%가 빠졌으며, 메타버스 기업으로 인식되길 원한다던 메타(舊 페이스북)은 47.3%가 하락했다. 국내 게임사의 주가도 작년에 비해 절반 가량 떨어진 상태다.
아울러 성장주가 불리한 증시환경에 게임주 '엑소더스’는 계속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금리 인상기에는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위주의 투자가 이뤄진다.
이달 초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한 파월 연준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물가상승률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려가는 것을 볼 때까지 우리는 계속 (금리 인상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8.5%)에는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4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랐다.
최근 일어난 루나=테라코인 사태 역시 메타버스 세계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메타버스 사업은 대체불가능토큰(NFT) 및 가상화폐와 밀접한 관련을 띄고 있다. 비즈니스 차원에선 한 몸으로 엮여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루나-테라 사태 이후 가상화폐 가치 급락이 이어지며 메타버스 생태계 역시 영향을 받을 거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게임주가 메타버스 등 신사업 전략이 주효하냐는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게임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 게임업계의 신사업은 글로벌 트렌드와 반대로 가고 있으며, 주가 반등에는 당장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며 "메타버스·NFT 이야기만 꺼내도 주가가 폭등하던 작년과 달리 가치주 투자 위주의 시기에는 양질의 게임을 선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