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조정 체계, 연료비 상승 완전히 보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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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2022~2023년 영업손실 전망을 반영해 한전의 자체신용도를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연료비는 향후 12~18개월 동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S&P는 현행 전기요금 조정 체계가 연료비 상승을 완전히 보전하기 어렵고, 비용보전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원자재(석탄, LNG 등) 가격 상승은 올해 들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한전의 전력생산 관련 투입비용은 올해 1분기에 정점을 지나 다소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과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의 발전비용(연료비 및 민간발전사로부터 구매하는 전력구입비)은 2022년 1분기 18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9조2000억원 대비 거의 두 배 증가했고 그 결과 한전은 1분기에만 7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P는 전기요금이 향후 12~18개월 동안 점진적으로 인상되겠지만, 2022~2023년 기간 동안 과거 미인상분을 만회할 정도로 상승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행 연료비 연동제의 분기(kWh당 3원) 및 연간 인상한도(kWh당 5원)는 최근 연료비 상승분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정부는 문제해결을 위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진 않았다. 다만 한전은 이번 달 초 약 6조원 규모의 비용절감 및 자산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정부도 공사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도매 전력구입비(SMP)에 상한선을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발전원별 비중 변화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는 한전의 신용지표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S&P는 한전의 조정 차입금이 2020년 88조원, 2021년 100조원에서 2022년 125조~130조원으로 크게 늘어나 재무구조와 이자비용 상승 압박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전의 레버리지 비율(FFO to debt ratio)은 2020년 15.2%, 2021년 3.7%에서 2022년 마이너스, 2023년에는 1~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S&P는 새 정부의 전력정책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한전의 대규모 적자 문제를 해결할 의미있는 대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전의 최종 신용등급은 대한민국 정부 국가 신용등급(AA/안정적/A-1+)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