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주가는 하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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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대목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금융시장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채권 시장에선 7년만에 신용등급이 A+로 올라선 호재가 발생했다. 반면 주식 시장에선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소주 공급 차질 가능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하이트진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상향 조정했다. 하이트진로가 A+ 등급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연말 A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이후 7년 만이다.
이익창출력 강화가 등급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연결기준 영업이익 및 영업이익률이 2019년 882억원, 4.3%에서 2020년 1985억원, 8.8%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도 각각 1741억원, 7.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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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은 “소주부문은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와 영업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속적인 리뉴얼 제품 출시와 제품 판가인상 등을 통해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맥주부문은 2020년 이후 신제품 ‘테라’ 판매호조와 일본산 수입맥주 수요 급감 등으로 맥주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설비 구조조정 등에 따른 공장 가동률 개선, 오프라인 판매경쟁 완화 등으로 비용부담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수요 회복 시 마케팅 비용 증가, 또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맥주의 브랜드 경쟁력 제고, 소주의 확고한 시장경쟁력, 시장 성장 전망과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분 반영 등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개선된 이익창출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재무안정성도 개선 중이다. 합산순차입금은 2019년말 1조6357억원에서 2022년 3월말 8857억원으로 줄었고 합산순차입금/EBITDA 지표도 같은 기간 5.81에서 1.8배로 개선됐다. 납부이연된 미지급주세 영향을 제외하면 2.6배 수준이다.
NICE신용평가는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차입부담을 포함한 실질적 차입부담은 외견상 지표 대비 큰 수준이고 배당부담도 존재한다”면서도 “현금흐름 개선을 통한 점진적인 차입부담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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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여름 대목을 맞았는데 화물연대 총파업이라는 유탄을 맞았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지난 2일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현재 생산차질을 겪고 있다. 생산물량이 제대로 출고되지 못하면서 출고 물량이 평소의 59%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7일 0시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주류·유통업계에선 소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주 대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천·청주 두 공장은 하이트진로 전체 소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추가 운송사 계약을 통해 최대한 물류 배송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공장에서 제품을 가져오는 길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운송료와 공병 운임 인상을 비롯해 차량 광고비, 공회전·대기 비용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소주부문은 2017년 이후 EBIT/매출지표가 꾸준히 11%를 웃돌고 있고, 신제품 판매호조 등에 따라 매출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도 소주의 수익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 2분기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에 따라 호실적이 예상됐지만, 파업 장기화 여부에 따라 실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용등급 상향 호재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하이트진로는 전 거래일보다 2.06% 떨어진 3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7일에도 2% 이상 떨어져 3만4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