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자금 마련 위해 추가 매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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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주주 알리페이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가 이틀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오버행 우려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8일 오후 1시 기준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일 대비 1.7% 하락한 8만7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 넘게 하락폭이 커지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블록딜이 이뤄진 7일엔 전일대비 15.57% 급락했다.
시장 혼란이 커지자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의 관계를 이어간다고 해명했다. 카카오페이측은 "카카오페이와 앤트그룹(알리페이 모회사)은 2018년부터 협력하여 온・오프라인 글로벌 크로스보더 결제를 확대하고 있으며,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일본·마카오·싱가포르 뿐 아니라 올해에는 더 많은 국가로 협력을 넓혀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블록딜 이후 잔여 지분 관련 오버행 우려가 더 커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과정에서 알리페이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지만, 알리페이는 보호예수가 끝나자마자 5000억원에 가까운 물량을 시장에 던졌다.
알리페이가 보유한 지분 5102만주 중 일부인 500만주 매각으로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데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알리페이 지분율은 34.7%나 남아있다.
매각 가격도 문제였다. 알리페이는 블록딜 당일 종가인 10만6000원 대비 11.8% 할인한 9만3492원에 주식을 처분했다. 카카오페이 공모가(9만원)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이다. 이는 시장에서 '2대 주주조차 공모가 부근 가격을 고점으로 본다'라는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9만원에서 9만5000원 사이에 주가 저항선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추가 매물 출회 및 박스권 주가의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알리페이는 120일 이후인 10월4일 이후 다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파트너십을 강화한다지만, 알리페이가 추가적 주식 처분이 없을 거라는 말은 아니다"며 "보호예수가 풀릴 때마다 알리페이가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어 기관에서는 추가로 들어가기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앤트그룹이 사업 확장에 나서며 투자 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빅테크 때리기를 이어온 중국 정부가 최근 규제를 완화하고 빅테크 기업을 공개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리페이는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추가 매매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 목적에 대해 공시된 바가 없으나 앤트그룹(알리페이 모회사)이 사업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투자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에 대한 압박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는 가운데, 앤트그룹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인터넷 은행을 출범하는 등 사업을 재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