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검토 진행중, ㈜한화 “확정된 바 없다” 입장
금융계열사 최상단 한화생명, 최대주주 일원화 효과
지배구조 단순화, 결국 3남 승계 작업 밑그림
DK 화학·방산, DK 금융, DS 유통 및 소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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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한화가 자회사인 한화건설과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이 완료하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데 이로써 오너일가의 승계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의 주력사업을, 2남인 김동원 부사장은 한화금융 계열사를 맡게되는 비교적 예상 가능했던 승계 구도가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화건설로 입사해 경력을 쌓았던 3남 김동선 상무는 현재 몸담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갤러리아 등을 담당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의 합병을 검토중이다. ㈜한화 측은 현재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상당부분 논의가 진행된 상태로 전해지고 있다.
㈜한화가 한화건설을 인수한 이후에도 사업적인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사업부로 편입돼 건설 사업을 이어가게 되면 추후 잠실 마이스사업, CJ라이브시티 등과 같은 대규모 사업의 수혜를 ㈜한화가 얻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한화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5배, 주가순자산배율(PBR)은 약 0.75배로 유사 대기업 지주회사군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합병 작업이 만년 저평가란 꼬리표가 붙은 ㈜한화의 기업가치 상승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원자재와 인건비 등 원가상승에 따른 판관비 증가,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실적부침을 겪고 있는 한화건설의 최근 상황을 비쳐보면 합병 이후 당분간은 ㈜한화의 재무부담이 가중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건설의 합병작업이 상당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적으론 큰 변화가 예상되진 않지만, 지배구조의 변화 이후 승계작업에 미칠 영향 등은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합병이 현실화하면 ㈜한화는 한화건설의 한화생명보험 최대주주 지분을 직접 보유하게 된다. ㈜한화는 현재 한화생명보험의 지분 18.1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보유지분(25.1%)을 합하면 지분율 43.3%로 단일 최대주주가된다.
한화그룹은 사실상의 지주회사체제 형태를 띄고 있지만 현행법상으론 지주회사가 아니다. 한화생명의 지분을 직접보유하게 될 경우 ‘㈜한화→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등의 지배구조상에서 중간금융지주 도입 논의가 본격화 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하고 있다는 점을 비쳐볼 때 추후 승계구도가 어떻게 그려질지는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김동관(50%), 김동원(25%), 김동선(25%) 등 한화그룹 오너일가 3남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중순부터 ㈜한화 지분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보통주 기준 9.7%를 보유한 ㈜한화의 단일 2대주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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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난 2020년 10월 한화솔루션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합병,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매입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모습은 김동관 사장이 점진적으로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점차 높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한화에너지의 주주구성에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등이 포함돼 있지만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인 김동관 사장이 그룹 전반에 걸친 영향력이 가장 커지는 구조이다.
김동관 사장은 일찌감치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도맡아 왔고 핵심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지난해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올해 초엔 ㈜한화의 사내이사로 등재되면서 화학과 방산· 항공 부문 등 그룹의 중추 사업을 도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남인 김동원 부사장은 ㈜한화 경영기획실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2016년부턴 한화생명의 디지털부문을 담당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엔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아우르는 라이프플러스(Life Plus) 사업을 이끌었고, 2020년 국내 최대 채용 플랫폼 업체 잡코리아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이번 합병 이후엔 한화생명은 ㈜한화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게 되는데 추후 김승연 회장의 지분 승계 과정과 맞물리면 계열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일가의 승계구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3남 김동선 상무는 지난해 중순 한화에너지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보직을 이동하며 프리미엄 레저부문을 맡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더플라자호텔, 한화리조트 등 호텔 및 콘도사업과 골프·식음료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이다. 김 상무는 올해 초 한화솔루션의 갤러리아부문 신사업 부문 신사업전략 실장으로 신규 선임됐고 갤러리아 백화점의 신사업 발굴 및 프리미엄 콘텐츠 등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김 상무는 한화건설에 입사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 있다. 건설부문에 애착을 갖고 경영수업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회사를 떠난 이후 건설부문과는 거리가 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이 추진되면서 김 상무의 한화건설의 승계 시나리오도 구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상무는 과거 한화그룹 면세점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향후에도 유사한 사업군에서 경영활동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지분 100%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분 약 5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일정부분 지분 정리 작업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건설의 합병 추진으로 그룹의 승계 구도가 점차 뚜렷해 지고 있지만 김승연 회장의 각 부문별 경영권 이양 시간은 예단하기 어렵다. 앞으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과 맞물려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의 기업공개(IPO) 작업도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