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자료 확보 위해서 금감원 나서야
기존 제재 다시 하기 보단 새로운 자료 확보에 집중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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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검사 출신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하면서 라임,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재조사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면 재조사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금감원은 일단은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권에선 검찰이 수사하는데 있어서 금감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사안의 중대함과 비교해 그간 금감원이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범죄 수사에 정통한 검사 출신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취임하면서 라임, 옵티머스 등 펀드사태 재조사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검사 출신이 금감원장에 깜짝 기용된 배경이 사모펀드 사태에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다. 금감원장에 상대적으로 젊은 검사 출신이 기용된 것은 비단 금융권뿐 아니라 윤 정부 인사의 ‘뜨거운 감자’다.
세간의 이런 시각에 대해서 금융 당국은 일단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조사가 끝난 상황이라 다시 원점으로 가서 조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내놓고 있다.
실제 라임, 옵티머스와 관련해 금감원의 징계절차는 마무리됐다. 일부 금융사 및 금융지주 CEO가 문책경고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직 CEO들이란 점에서 요란한 징계 절차 대비 금융사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검찰 수사도 라임운용의 일부 임원과 실무 본부장 정도를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됐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피해규모가 1조6000억원의 이르는 금융 사건이 벌어졌지만, 제대로 진상규명조차 안되고 있다는 비판이 여전히 재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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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건 피해자들은 신임 금감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며, 라임자산운용 뿐 아니라 판매사들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피해액에 비해 실제 징계 조치는 경미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라임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등 피해자 단체들은 금감원장 취임에 맞춰 “라임사기의 실체는 대신증권 등 주요 금융사를 철저히 수사해야 제대로 드러날 수 있다”라며 금융사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다시금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금감원도 마냥 뒷짐만 지고 있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과 함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부활,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을 더욱 불어넣는 상황이다.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정치적 명분이 갖춰진 만큼 사정당국이 언제든 사모펀드 부실 사태를 명분으로 금융사들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까진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겠다 정도의 입장이지만 사모펀드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선 금감원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금감원과 검찰의 역할 차이가 거론된다.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위해선 금융사가 갖고 있는 방대한 자료가 필요한데 이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금감원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영장을 청구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금감원은 금융사에 대한 감사 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영장 없이도 필요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라며 “제대로 된 수사를 위해선 금감원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외적으론 전면 재수사가 없다고는 하지만 금감원 내부에서도 사모펀드 사태를 다시금 조사할 거란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이미 한차례 조사가 진행이 됐고, 제재가 마무리 됐다는 점에서 이전과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다시금 제재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즉 검찰 수사를 통해서 새로운 혐의가 발견이 되고, 금감원이 이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다.
한 로펌 관계자는 “금감원이 행정기관으로 제재를 이미 상당 기간 한 만큼 똑같은 사안으로 다시 뒤집기는 실무적으로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제한적일 순 있지만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나 혐의가 발견된다면 협조 방식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신임 원장이 완전히 판을 뒤집진 않겠지만 검사 출신이다 보니 (사모펀드) 조사에선 본인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