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LP가 정해줬지만 점점 GP가 제시하는 추세
기존 성과 좋은 GP 관리보수 더 달라 요구하기도
크레딧·인프라·컨티뉴에이션 등 투자 전략 다양화
위험도·기대 수익률 따라 0.5~2.5%까지 천차만별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점차 크레딧, 인프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찾고 있는데, 전략이 다변화하며 GP들이 받아가는 관리보수율도 세분화하고 있다.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수익을 잘 내는 PEF는 높은 보수를 요구하고, 안정적이고 운용 부담이 적은 경우에는 낮은 보수율을 제시하기도 한다. 수시 출자가 늘고 운용사가 출자 조건을 제시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어 관리보수율도 더 세분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가들은 PEF 운용사에 자금 운용을 맡기며 대가로 관리보수(Management Fee)를 준다. 운용사들은 관리보수로 경상적인 비용을 충당하며 안정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게 된다. 기관들은 빈티지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할 정도가 되지 않은 소형 신생 운용사에 배려를 하기도 한다. 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수수료율을 높여주거나, 통상 분기마다 후지급 되는 관리보수를 앞당겨 주는 식이다.
관리보수율은 사안마다 천차만별이다. 해외에선 블라인드펀드 약정액의 2%가 보통이지만 국내에선 대형사의 경우 1% 수준이 많다. 정기 출자를 하는 대형 기관들은 규모나 주제별 관리보수율을 달리 제시한다. 국민연금은 과거 3000억원 이상 출자시 0.6% 이하, 500억원 미만 출자 시 2% 이하의 관리보수율을 책정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17년 이전까지는 미투자액 1% 미만, 투자액 1% 초중반의 관리보수를 제시했고 이후에는 펀드 결성 규모에 따라 차등을 뒀다.
대형 기관들이 출자 규모별로 수수료율에 차등을 두기 때문에 운용사들도 한 빈티지 펀드에서 출자자별로 다른 관리보수율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조단위 블라인드펀드를 굴리는 한 국내 대형 PEF 운용사의 경우 4단계로 관리보수율을 나눠놨다. 다른 대형 운용사는 작년 PEF를 결성하며 1000억원 이상 출자자에 0.8%, 그 미만 출자자는 1%의 관리보수율을 책정했다. VIG파트너스의 경우 9500억원 규모 4호 펀드를 결성하며 국민연금, 국내 출자자, 해외 출자자 등 투자자별 PEF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블라인드펀드냐 프로젝트펀드냐에 따라서도 관리보수율은 달라진다. 보통은 다양한 투자처를 물색하고 관리해야 하는 블라인드펀드 쪽이 확실한 투자건이 있는 프로젝트펀드보다 관리보수율이 높다. 다만 프로젝트펀드도 바이아웃(경영권 거래)의 경우에는 수수료율이 올라가기도 한다. 2% 이상의 관리보수율이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한 대형 LP 관계자는 “관리보수율은 일률적이지 않고 운용사 역량에 따라서도 달라지긴 하지만 보통은 블라인드펀드 쪽이 프로젝트펀드보다 높다”며 “프로젝트펀드에서도 직접 회사를 관리하고 파견도 해야 하는 바이아웃의 경우 수수료율이 높아지기도 하는데 가장 높았던 것은 2.5%였다”고 말했다.
최근엔 정기 블라인드펀드 출자보다는 수시 출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관리보수율 역시 출자자가 정해주기 보다 GP가 직접 제안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2조원 규모 스페셜시츄에이션 3호 펀드를 결성할 계획인데 관리보수율은 1.5%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 금액이 크면 낮은 보수율이 적용된다. 2016년 결성한 1호 펀드(6000억원)는 약 0.8%, 특출난 성과가 난 2호 펀드(2019년, 1조2000억원)는 1.3%였다. 펀드 규모를 늘리며 보수율도 높이겠다는 것이라 LP 사이에선 ‘투자 전략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PEF 운용 전략이 다변화한 것도 관리보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통 PEF 운용사들도 크레딧, 인프라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데 이런 투자의 경우 수수료율이 높지 않다. 관리보수는 결국 자금 운용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에 기관 입장에선 위험성이 낮거나 기대 수익률이 낮은 투자에 대해서는 높은 보수를 책정할 이유가 없다.
글랜우드크레딧은 SK에코플랜트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관리보수율이 0.5%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올해 쌍용C&E 컨티뉴에이션펀드를 결성했다. 세컨더리 운용사 콜러캐피탈(Coller Capital)의 도움을 받아 펀드 투자 구조를 짠 것으로 알려지는데 기존 블라인드 펀드와 국내 투자자, 해외 투자자 등 세갈래로 펀드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위험구간을 지난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기존 펀드보다는 관리보수가 낮은 편이다.